[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내진 강재가 부상한다. 지난해 경주에 이어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 건축물 내진설계의 중요성과 더불어 내진 강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철강업계는 국내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내진 강재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
내진 강재란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일정 강도를 확보한 철강 제품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 모두 내진 강재 개발과 판매를 하며 경쟁관계를 구축했다. 이중 포스코가 가장 먼저 건축용 내진 강재를 상용화했다. 1995년 SN강재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SN강재는 일본 건축물의 내진설계 강화와 강재 용접성 향상을 목적으로 제정된 SN(Steel New) 규격을 충족한다. 그외 건축구조용 TMCP강과 HSA강, 내지진강관 등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강진이 발생하면서 국내 철강업계 내진용 강재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이달 초 현대제철의 내진용 강재 브랜드 'H CORE' 출범식.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도 이달 초 내진 강재 브랜드 'H CORE'를 출범시키는 등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내진 성능을 확보한 건축구조용 H형강(SHN)을 개발했다. 이후 후판과 강관, 철근 등 각 품목에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2006년 400t에 그쳤던 내진 강재 판매량은 올해 11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은 철근 제품을 중심으로 내진 강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초고장력 철근을 개발한 데 이어 2010년 내진 철근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내진 철근에 대한 한국표준(KS) 인증을 받았다. H형강과 후판 등에서도 내진 강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국내 내진 강재의 판매량은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경주와 포항에서 큰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내진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포항 지진으로 사정은 달라졌다. 지난달 19일에는 국토교통부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일반 건축물 분양 광고에 내진 성능 확보 여부와 내진 설계에 관한 사항을 공개토록 한 점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내진 강재 수요가 많지 않았지만, 지진 발생도 잦고 규모도 강한 만큼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내진 철강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