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1일 국회에서 포항지진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지진 대책 관련 사업 예산 증액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당정청이 피해복구, 활성단층 조사, 내진설계, 특히 학교의 내진보강 등에 대한 지진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에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며 “건축법 등 지진과 관련된 법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지진 예산 증액과 관련해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420억원 정도 편성돼 있는데 그것보다 늘려서 하는 부분을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금액은 더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도 지진 예산 증액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에서 지진 관련 예산을 미리 심의하고, 정부와 협의해 증액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청은 포항 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건강보험료 경감, 전기요금·통신료 감면, 사생활 보호를 위한 텐트 설치, 세탁서비스·목욕쿠폰 제공 등 현장 지원책 마련에도 의견을 모았다. 또 이재민의 주거 문제 해소를 위해 현재 확보된 167개 주택에 즉시 입주시키고, 부족분은 가용 주택을 최대한 확보해 이재민의 불편 해소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포항지진으로 한차례 연기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서도 23일 차질 없이 치러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기로 했다. 백 대변인은 “민주당은 돌발 상황을 고려한 치밀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사전대비를 철저히 하고 시험장 변경 등으로 인한 학생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비상시 운송수단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만전을 기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며 “이에 정부는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양극화와 저성장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반드시 법정기한 내 통과되어야 한다는 데 당정청이 의견을 같이 했다.
백 대변인은 “특히 아동수당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예산,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예산, 현장 공무원 충원 예산 등 양질의 일자리 사업 예산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고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수당법과 기초연금법 등 내년 시행을 위해 반드시 통과가 필요한 민생법안들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정청은 최근 발생한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 조기종식을 위해 정부 행정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밀집 사육지역 구조조정 및 축산시설 현대화를 신속히 실현하고 사육농가 계열사의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가운데) 대표 등 참석자들이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추 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