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정부의 활성화 정책 발표 이후 상승세를 달리던 코스닥이 하락 전환했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관의 투자가 유입됐지만, 방향성이 달랐던 것이 하락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8포인트(1.07%) 내린 780.90에 장을 마쳤다. 이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2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치 경신, 10년만에 790선 돌파 이후 하락 전환한 것이다.
하락의 원인은 차익실현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인이 626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209억원, 기관이 285억원 순매도해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그간 기관과 외국인이 사들였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라젠과 티슈진의 경우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주가가 올랐다”면서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으로 인해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들에 대한 선취가 이뤄졌고, 정부가 활성화 정책 발표 당시,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가 언급되자, 매수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기관은 신라젠을 937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8일 7만33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20일 12만7400원으로 마치며 무려 73.8%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기관은 적정 주가 이상으로 올랐다는 판단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지난 21일 46억원에 이어, 22일에는 3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21일 424억원에 달하는 30만주가 공매도됐다. 결국 22일 신라젠의 주가는 13.4%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기관의 현 투자 방식은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과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혁신·벤처기업에 대한 자본공급 및 장기투자에 목적을 두고 있지만, 기관은 이에 반하는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의 현재 모습은 성장주에 대한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기관 특성상 정부의 뜻에 반하는 투자를 펼치기 어렵다 보니, 리스크를 고려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기관의 이같은 투자가 지속된다면 12월 정부의 정책 발표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재현 연구원은 “기대감으로 너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관의 코스닥 투자가 유입됐지만 정부의 방향과는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시황판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