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는 2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이 시행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 ITC는 21일(현지시간) 삼성과 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쿼터 내 물량에 대해서는 20%의 관세를,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놨다. 월풀이 주장한 모든 세탁기에 50%의 관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세탁기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삼성·LG전자 등 업계는 이날 오후 세탁기 세이프가드 민관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이 소비자의 선택권과 이익을 침해하고 미국 현지 공장 가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쿼터 내 물량에 대해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한편, 구제조치가 불가피할 경우 쿼터 내 관세가 없는 방안이 채택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 2월초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 전까지 미 행정부와 의회 핵심인사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나오면 이와 관련해 국제규범 위반 여부를 확인 한 뒤 베트남 등 이해관계국과 공조해 WTO제소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22일 열린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