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은 24일 세월호 유골 은폐 논란과 관련해 “(실무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악의로서 한 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유골이) 객실에서 수습된 세 사람의 유해 중 일부일 게 확실하다는 판단 때문에 판단을 그르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체 유가족에게 관련 사실이 통보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부본부장과 본부장이 협의해 ‘장례식 이후 유해 발굴 사실을 전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장례식이 마무리된 20일 오후 장관에 보고했다”며 “통상적인 통보절차를 따라 미수습자 가족분들에게 알리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고 조은하, 허다윤양 어머니에게만 연락드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해양수산부가 잘못했기 때문에 국민들께도 사과를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계속 올린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도 “현장에서 비공개를 하자고 했던 결정이 결코 ‘일을 빨리 털어버리기 위해서’, ‘빨리 털어버리고 쉬고 싶어서’는 아니라는 그 점만큼은 말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김 장관은 유골 은폐 논란의 본질을 묻는 질문에 “현장 책임자가 자의적인 판단과 인간적 정에 끌려 지켜야 할 의무와 절차를 어기고 함부로 판단해 국민적 의혹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해양수산부 조직 안의 기강 체계를 무너뜨린 게 문제”라고 답했다.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게 하는 게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그러고도 제가 또 다른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세월호 수습 과정에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전체 수습 과정을 되돌아보고 재점검 기회로 삼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분골쇄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해양수산부 조직 전체의 쇄신과 공직기강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