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할 수 있는 14가지 징후

입력 : 2017-12-01 오후 5:01:01
일반적으로 주의결핍과잉행동장애(ADHD)라고 하면, 쉴 새 없이 움직이거나 참을성이 없고 말을 잘 안 듣는 어린 소년을 떠올린다. 친구가 많고 항상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쾌활한 어린 소녀를 떠 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녀들도 ADHD 증상 때문에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부모들은 딸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잘 모른 채 갈팡질팡하게 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실제 어린 시절에는 남아가 ADHD 진단을 받을 확률이 여아에 비해 3배 이상 높지만, 성인이 되면 그 비율은 같아진다. 이는 소녀들의 ADHD가 어린 시절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ADHD를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검사들이 주로 남자아이들에게서 관찰된 행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ADHD 여학생의 경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학업 성적과 함께 자존감이 점점 낮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성인이 되면 위험한 이성교제나 성형중독, 술, 약물 사용과 같은 해로운 행동에 참여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또 우울, 폭식, 대인기피 등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여아를 키우는 부모라면, 여아의 ADHD는 남아의 ADHD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남자 아이들은 자리에서 벗어나 돌아다니지만 여자 아이들은 다른 아이를 돕는 척하면서 자리를 옮겨 다닐 수 있다. 교사에게 여자 아이의 행동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소녀들은 성인들 앞에서는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하는 척하는 가면을 쓰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은 여자아이들에게 보다 사회적 규범에 순종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고, 여아들 또한 타인의 기대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가끔 기대에 못 미치는 여학생을 보아도 말괄량이 또는 ‘보이시’라고 부르기만 한다.
 
이와 관련, 캘거리 대학 슈뢰더 교수는 여자아이에서 ADHD를 의심해야 하는 징후 14가지를 제시했다.
 
1. 숙제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종종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보니 밤늦게까지 숙제를 마치지 못하게 된다.
2.비효율적인 학생이다. 시험을 위해 항상 책상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성적은 공부하는 시간과 일치하지 않는다.
3.독해력이 약하다. 글을 읽고 아이디어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지는 못한다. 또 과제물을 어떻게 완성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4.사회적 단서를 읽지 못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지 않아서 우정이 오래가지 않는다. 점점 친구들이 그녀를 거부하고 따돌리거나 무시하기 시작한다.
5. 준비물이나 과제물처럼 필요한 것을 잊어버린다. 남자아이들과 달리 넓은 인맥을 동원해서 금방 빌려오는 재주를 발휘하기는 한다.
6. 항상 물건이 어디 있는지 찾는다. (예 : 안경, 전화기, 열쇠)
7. 쉴 새 없이 말을 한다.
8. 항상 나서기를 좋아하고 다른 아이를 잘 도와주고 모둠 과제에 적극적이다.
9. 항상 주변에 친구가 많은 유쾌한 소녀지만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결정 장애를 겪고 우왕좌왕한다.
10. 항상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시작은 늦어지고 결과는 흐지부지되기 쉽다.
11. 항상 조금씩 지각하거나 허겁지겁 시간에 맞추며 약속시간을 깜박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12. 피아노, 무용, 미술 등 너무 많은 과외 활동에 참여하고 시간이 없어도 과외활동을 정리하기 싫어한다.
13. 실수를 하고 비난을 받아도 결과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14. 감정기복이 심하다. 어느 때는 세상의 꼭대기에 있다가도 곧 세상이 끝난 것 같은 나락에 빠진다. 주변의 작은 충고도 심한 비난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소아정신과학회 미디어 팀은 “이들 징후 중 4-5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소아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여자 아이들은 ADHD 치료약의 부작용도 적고 좋은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증상이 약할수록 오히려 치료약에 반응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pixabay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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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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