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현대차그룹이 내년도 판매 목표를 크게 낮출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현대차 3인방이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부터 재개된 현대차 노동조합의 매일 부분파업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낙폭을 키웠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내년도 글로벌 판매 목표치를 750만대 수준으로 낮출 거란 불안감이 시장에 퍼진 뒤 외국인과 기관이 강한 매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올해 판매량이 목표치였던 825만대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한중 관계 회복에 힘입어 큰 폭의 개선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내년도 전망치마저 보수적으로 잡을 거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대감이 사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목표치를 항상 초과달성했는데, 작년에 목표치를 겨우 맞춘 데 이어 올해는 중국 판매량이 반토막나는 등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면서 "내년 실적을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지난주 언론에서 770만대 언급이 나온 데 이어 이날 이보다 낮은 수준의 목표치가 보도된 뒤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언급된 목표치는 사드 갈등 해결을 감안해도 중국 판매가 큰 폭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어서 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고 연구원은 "올해 73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데 내년에 750만대를 목표로 할 경우 증가폭을 미미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중국 판매 부진이 단순히 사드 문제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 파업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15일까지 5일간 부분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고 연구원은 "이번 파업은 라인별 시차를 두고 파업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사측에 최대한 충격을 주면서 파업으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에 대해 한풀 꺾인 기대감은 또 다른 악재로 꼽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들에게 자발적 개혁에 나설 것을 주문한 시한이 연말까지여서 시장은 현대차가 결단에 나설지 주목해왔다. 이에 대해 고 연구원은 "국회에서 인적분할시 부여했던 자사주 의결권을 주지 않는 상법개정안 통과가 무산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를 밀어올렸던 부분이 일부 꺾이는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내년도 판매 목표를 크게 낮출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현대차그룹 3인방이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