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정부의 잇단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연말 분양 물량을 늘리면서 내년에 바뀌는 정책 등 새로운 환경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7일 부동산114와 시장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8~22일) 전국의 분양 물량은 1만7996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6127가구) 보다 3배 가까이 증가된 것이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이달에만 전국에서 3만8370가구(오피스텔 제외)가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과거 분양 비수기로 불렸던 12월과는 다른 흐름이다. 내년부터 집단대출 여신규제와 조정지역 분양권 전매 양도세 중과 등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사들이 미뤘던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주요 건설사들이 재건축을 중심으로 수익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려 규제가 도입되고 투자 여건이 어려워지는 만큼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의 아파트 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2주차 서울 아파트 가격은 상승폭이 둔화 됐지만 0.26% 올랐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27% 상승했다. 최근 정부의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이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더 지켜보자’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이 급하게 매물을 처분 할 이유가 적고,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해서 장기적으로 양도세 중과세 배제 등의 세금 혜택을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오히려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이 매물 감소로 이어져 집값 상승세를 쉽게 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미국이 올해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자부담이 커지고, 내년부터 적용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한 재건축 사업장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줄어들며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양도세 중과세 회피성 매물은 내년 4월 관련 제도 시행을 앞두고 매물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시장 분위기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주택 시장의 조정과 실수요자 위주의 재편은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와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청약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수요자들 역시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투자가치가 높은 아파트와 지역을 찾는데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흐름에 따라 재정비와 자체개발, 일반도급 등 주택 공급 유형의 선택지가 다양한 대형 건설사에게 유리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일부터 청약에 들어가는 동탄역 롯데캐슬 트리니티 투시도 사진/롯데건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