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일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에 LNG(액화천연가스)가 희망이 되고 있다. 선사들이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의 발주를 검토하면서다.
17일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의 해사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선주 44%는 향후 신조선 발주시 LNG 추진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IMO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강화한다. 선박들은 기존 3.5% 이하이던 황산화물 배출량을 0.5%로 낮춰야 한다. 이에 선사들은 LNG 추진선을 확보하거나, 탈황설비를 장착 또는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조선업계는 LNG 추진선 수주 확대에 나섰다. LNG 추진선은 기존 선박보다 선가가 비싸 수익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부산 현대글로벌서비스 본사에서 폴라리스쉬핑과 SK해운, 대한해운 등 국내 9개 선사들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LNG 추진 벌크선 기술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선박보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이 각각 99%, 85% 이상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LNG 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단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13일 한국가스공사와 에이치라인(선사), 포스코터미널(항만운영사) 등과 함께 8만t급 벌크선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18년 LNG 추진선 발주가 목표다. 앞서 지난 9월에는 포스코가 검토 중인 18만t급 LNG 추진선 도입에도 협력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18만톤급 LNG추진 벌크선 조감도. 그림/현대중공업
다만, LNG 추진선을 건조하기 위한 관련 기술 확보는 관건이다. 삼성중공업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수주한 LNG 선박 2척은 당초 올해 8월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지연되고 있다. LNG를 저장하는 화물창이 기술력 부족으로 납품이 지연되면서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2월과 3월 중 각각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의 관심이 아직 발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내년에는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LNG 추진선 관련 기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