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 2014년 하반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 차례 만났다고 증언했다. 그간 알려진 세 차례 독대 외에 네 차례 독대가 있었다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안 전 비서관은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항소심 14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전 비서관은 특검이 "이 부회장이 2014년 하반기 박 전 대통령과 면담한 사실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시기는 기억하지 않지만, 당시 한 차례 이 부회장을 박 전 대통령에게 안내한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는데 맞느냐"고 확인하자 "네"라고 답했다.
특검이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몸이 안 좋아졌고 2014년 11월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터지기 전에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의 청와대 단독 면담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시기는 그사이 있었던 게 맞느냐"고 묻자 "(독대가) 문건 유출 사건 앞 언저리쯤에 있었기에 2014년 하반기라 기억한다고 한 것이다. 구체적인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 안가 독대와 1차 독대가 이뤄진 2014년 9월15일간 시기가 근접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답했다.
이때 의전을 맡았던 안 전 비서관은 이 부회장을 기다린 뒤 박 전 대통령에게 안내했고 면담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청와대 안가 안에 있었던 사실 등 구체적인 정황을 증언했다. 또 안 전 비서관은 이날 이 전 부회장으로부터 명함을 받아 안에 적힌 휴대전화번호를 휴대폰에 입력해 저장했다고 증언했다. 삼성 측이 주장하는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부회장의 첫 만남이 이뤄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당시에는 이 전 부회장과 따로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었다고도 밝혔다.
이날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처음 독대한 것으로 알려진 2014년 9월15일 외에 두 사람이 그해 9월12일에도 만났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안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기존 알려진 3차례 독대가 아닌 총 4차례 독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세 차례 독대 외에 추가 만남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안 전 비서관은 이날 이 부회장 외에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하반기 구본무
LG(003550)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과도 청와대 안가에서 단독 면담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27일 증인으로 채택된 박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 변호인 의견 및 피의자 신문, 검찰 구형 등 절차를 모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간이 부족해 재판 종결이 어려우면 다음 날까지 연속으로 재판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본인의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증인 출석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27일 결심 공판이 그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안봉근 전 대통령비서실 제2부속비서관이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