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메이저 건설사들의 ‘브랜드 파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향후 몇 년 동안 재건축이 주택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브랜드가 시행사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한 상황에서
삼성물산(000830)의 반격이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재건축·재개발 격전지역에서 수주에 성공하며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수주전 승리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4조6467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GS건설은 한신4지구 재건축 등 2조8730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양사의 이 같은 성과는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부동산114의 ‘2017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도 GS건설의 ‘자이’와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주거만족도는 물론, 투자가치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향후 재건축 사업에서 플러스알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사업 같은 경우 주민과 조합에서 아파트 브랜드를 많이 따지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가 높을수록 향후 재건축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규제강화와 신규택지 공급 축소 등으로 재건축이 건설사들의 핵심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시공능력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고 하고 있다. 최근 2년여 동안 주택 시장에서 몸을 움츠린 삼성물산이 내년부터 다시 기지개를 켤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남 쪽을 중심으로 사업성이 있는 단지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며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여러곳의 수주에 참여하기보다는 이익이 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물산 ‘래미안’은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와 서대문구 래미안DMC루센티아 2개 사업장만 분양을 했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도 삼성물산 래미안은 이번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3위에 올랐다. 과거에 비해 선호도가 다소 떨어졌으나 브랜드 파워 만큼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뒤 사업 전략의 새 판을 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삼성전자 이후 삼성그룹 각 계열사의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삼성물산의 인사 방향은 아직까지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다시 주택 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부문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이유다. 래미안 등 그동안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가치와 영향력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 3조1260억원 가운데 주택사업이 5590억원을 책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익에서 주택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쉽게 포기하기 어렵지 않겠냐”며 “조직이 정비되면 다시 주택 사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한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