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 해외 영토 확장위해 수주 강화 나선다

해외건설 수주 회복세…중동국가 재정 안정화로 수주 기대감 상승

입력 : 2018-0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시장 진출에 더 공을 들일 전망이다. 최근 호황을 누린 국내 주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신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부의 규제가 새해부터 본격화 되면서 건설사들은 해외 사업 강화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편중현상을 해소하지 못하면 몇 년 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90억달러(약 30조9865억원)를 기록했다. 2014년 660억달러 이후 2015·2016년 연속 하락했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수주와 시공건수도 모두 전년보다 늘었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 건설의 해외수주가 역성장을 탈피할 수 있는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다만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연간 500억달러(약 53조4250억원) 이상의 해외 수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고오 있다.
 
올해는 유가 상승에 따른 산유국들의 발주 확대가 전망되면서 지난해보다 해외 시장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 발주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의 가스 관련 플랜트 ▲이란·쿠웨이트 등의 석유화학 플랜트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의 정유플랜트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 등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도 해외 건설 시장 규모가 2016년 저점을 지나 지난해부터 증가세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지역 경제 성장률 회복과 ▲원유 수입국가의 국내 수요 증대·원유 수출국가의 생산량 증가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 및 경제 침체의 정상화 등이 주요 수주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동을 중심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두바이유가 반등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상장 추진 등으로 다시 중동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탈석유 개혁 비전 2030추진도 대규모 발주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저유가 상황에서 지연됐던 프로젝트들의 재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유가 상승 기조에 따라 한국 건설사의 주요 발주처인 중동국의 재정 안정화로 수주 기대감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플랜트 수주의 경우 유가와 연관성이 커 2018년에는 조금 더 나은 중동 발주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건설사들 역시 해외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축소하면서 수익원을 다각화해 경영 안정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건설사들은 올해부터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해외 건설의 지원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건설과 플랜트 지원액이 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A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사업에 치중하면서 그동안 해외 프로젝트가 2순위에 밀렸었다”며 “올해부터는 해외 영업망 등을 정비해 수주 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수주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꼼꼼한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자금이 풍부하던 시절 중동에서는 계약과 함께 사업비가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프로젝트파이냉싱(PF) 등 자금 동원 능력이 시행사 선정에 핵심 효소로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계약 조건 등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B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 수주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 발주처에서 개별사는 물론, 컨소시엄의 재무능력을 많이 따지는 상황이다”며 “단어와 문구 하나가 수백억원의 규모의 책임 소재를 바꿀 수 있다. 입찰단계부터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해외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하고, 시장의 상승 흐름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C건설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서 중동의 상황이 다소 호전된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은 물론 유럽의 건설사들까지 저가 수주 공세를 펼치고 있어 아직까지는 마진과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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