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이 로펌 관계자나 대기업 직원, 공정위 퇴직자 등을 만날 경우 이를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체계가 마련된다. 부적절한 접촉을 사전에 차단해 사건처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28일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의 '외부인 접촉 관리규정'을 26일 훈령으로 제정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공정위는 '외부인 출입·접촉 관리방안 및 윤리준칙'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이번 훈령 제정 역시 공정위 소속 공무원에 대한 보고의무 부여가 주된 내용이다.
공정위 직원은 법무법인 사건 담당자, 대기업 임직원, 공정위 퇴직자 등 3개 유형의 외부인과 접촉한 경우에는 5일 내에 상세 내역을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한다. 사무실 대면접촉은 물론 사무실 밖에서의 만남이나 전화,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비대면접촉도 모두 보고 대상이다.
다만 사회생활을 위한 일반적 접촉이나 외부인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은 접촉은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구체적으로는 ▲경조사, 토론회, 세미나, 교육프로그램 등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범위의 대면접촉 ▲공직메일, 공무원 사무실 전화를 통한 접촉 ▲조사공문에 따라 사업장을 조사하는 과정서 발생하는 대면접촉 등이 예외에 해당한다.
보고를 해야 하는 외부인에 대한 내용은 보다 구체화됐다.
첫 번째는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대상인 28개 법무법인 소속의 변호사나 회계사로, 법률전문 조력자 중 공정위 사건 담당 경력자다. 두 번째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인 57개 기업집단 1980개 회사의 대관업무 담당자다. 마지막은 공정위 퇴직자 가운데 등록대상 요건의 법무법인이나 대기업에 취업한 경우다.
보고 대상 외부인과 접촉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으면 즉시 접촉을 중단하고 감사담당관에게 보고해야한다. 절차를 거쳐 1년간 해당 외부인과 접촉을 제한할 수 있다.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판단은 사무처장을 위원장으로하는 윤리위원회가 한다. 윤위위에는 위원장을 포함한 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2명은 외부위원이다.
보고의무나 접촉제한 의무를 지키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사 불이익을 포함한 징계조치가 내려진다. 1회 위반시에는 경고, 2회 위반시에는 징계다. 징계 시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동반하도록 명시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보고 의무를 한 달간 시범운영한 뒤 개선점을 찾아내고 내년 2월부터 정식 시행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보고대상 외부인과의 모든 접촉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며 "사건 처리 등과 관련해 외부인과의 부적절한 접촉, 부당한 영향력 행사 시도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