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영세 대부업자의 폐업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대부 잔액이 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2P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형 대부업체들의 영업 확장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가 1일 발표한 ‘2017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부잔액은 15조4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4% 늘었다.
이는 대형대부업자들이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감소에 대응해 영업을 확대한 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부업자의 대부잔액은 2016년 말 1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13조5000억원으로 5.0%(6000억원) 늘었다.
여기에 P2P대출연계 대부업자의 대부 잔액 또한 2016년 상반기 1000억원규모에서, 같은 해 하반기 2000억원, 지난해 상반기 5000억원으로 1년 사이 5배나 증가하며 대부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지자체에 등록해야 하는 개인·소형업자들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등록업체수가 줄어들었다.
소형 대부업체는 2016년 12월 말 7803개에서 6995개로 808개 줄어들었으며, 개인대부업자도 6498개에서 5700개로 798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등록된 대부업체 전체 수는 8075개로 지난해 말(8654개)보다 6.7%(597개) 줄었다.
거래자 수 또한 249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50만명)보다 0.2% 줄었는데, 저축은행을 인수한 아프로파이낸셜, 웰컴 등 대부업체의 거래자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아프로와 웰컴 계열사 거래자수는 2016년 말 71만4000명에서 지난해 6월 말 65만5000명으로 5.9%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 1년 미만 거래자 비중이 62.6%로 2016년 하반기(59.3%)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출 용도로는 ‘생활비’가 55.0%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는 오는 2월부터 법정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시행에 따라 우려되는 불법 사금융에 대해 범부처 차원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자금이용이 어려워지는 저신용 차주에 대해 정책서민금융 및 채무조정 지원 등 복지 지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 대부업자 중심 시장재편 과정에서 수익성에 치중한 과도한 대출 권유 및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감독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불법 사금융 확대 가능성 등에 대비해 범부처 차원의 보완대책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1일 ‘2017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대부 잔액은 5.4% 늘어난 1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