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지난해 수입차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BMW코리아를 2년 연속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면서 수입차 빅2 최고경영자(CEO)들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BMW는 특히 주력 모델인 5시리즈에 대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등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벤츠의 아성을 꺾지는 못했다.
7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6만8861대를 판매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2% 증가한 수치다. 2016년에 이어 작년에도 BMW를 1만대 가량 앞섰다.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29.54%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3대 중 1대가 벤츠인 셈이다.
이 같은 벤츠의 질주에는 지난 2015년 9월 취임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올해로 한국 진출 16주년을 맞은 벤츠는 2015년까지 BMW의 밀려 줄곧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실라키스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을 진두 지휘한 2016년 5만6343대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1위 자리를 꿰찼다.
이에 독일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별 벤츠 판매량에서 한국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E·S-클래스의 경우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벤츠의 본 고장인 독일보다 앞서고 있는 것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벤츠코리아가 창립 15주년을 맞이한 작년은 수입차 최초 연 6만대 판매 돌파,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수입차 서비스 부문 1위를 포함한 다수 서비스 품질 관련 수상 등 양적, 질적 성장에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한 해"라며 "올해도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비스 역량 강화와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벤츠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효준 BMW 회장(왼쪽)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 사장. 사진/각 사
BMW는 지난해 총 5만9624대를 판매하며 목표(5만5000대)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2년 연속 벤츠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주력 모델인 5시리즈의 2018년형 모델을 투입하고 라인업 확장,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 실시 등 하반기 판매량 늘리기에 적극 나섰지만 벤츠의 독주를 막지는 못했다.
김효준 BMW 회장은 17년 간 사장을 맡아오면서 BMW코리아를 부동의 1위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회장은 BMW에 있어 역사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가 취임할 2000년 당시에는 차량 판매대수 1650대, 직원 수 3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판매대수 5만9624대, 직원 수 500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또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BMW코리아가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그가 지금의 BMW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BMW가 2년 연속 벤츠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최근 인증서류 조작으로 환경부가 허위로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 BMW 차량 8만 여대에 대해 인증 취소, 판매정지 처분을 내리고 608억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위기감이 더 해진 만큼 올해는 BMW코리아가 수입차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