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국내 인터넷업체와 게임업체 등이 급속도로 몸값을 치켜세우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부 중소 게임사에서는 본연의 사업인 게임사업과 가상화폐를 접목할 것은 물론 신규사업으로 지목하고 진출 계획을 내놓는 등 가상화폐가 뜨거운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8일 중소게임사 한빛소프트는 이날 블록체인 플랫폼과 암호화폐 개발 사업에 진출하고 해외 법인을 통해 ICO(가상화폐공개)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ICO는 블록체인기술을 통한 암호화폐 발행으로 신규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활동이다. 한빛소프트는 미탭스플러스와 ICO 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에서 투자 유치를 진행하게 된다.
한빛소프트가 개발하는 블록체인플랫폼은 한빛소프트의 대표작 오디션을 비롯한 한빛 게임을 포함 다양한 파트너사의 게임들에서 활용이 가능한 코인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플랫폼이다. 한빛소프트는 오랜 기간 준비해온 코인개발 백서를 오는 2월까지 완료하고 3월부터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발 코인 사전판매(프리세일) 및 ICO를 실시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ICO를 통해 약 10만 이더리움 가치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8일 서울 시내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민이 거래시세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2일 중소게임사 파티게임즈도 가상화폐시장 진출을 알렸다.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 미탭스플러스와 가상화폐 ICO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약 300억 원 규모의 ICO를 일본 등 해외에서 진행한다. 파티게임즈와 비엔엠홀딩스는 확보되는 투자 자금을 통해 기존의 게임 아이템 거래 방식을 가상화폐 중심으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파티게임즈는 이번 ICO를 통해 발행될 새로운 신규 가상화폐(게임코인)를 국내외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엠게임도 지난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정관에 ‘암호화폐사업을 위한 전자상거래 금융업’ 등을 추가했다. 엠게임은 가상화폐 채굴기업 '코인숲', 가상화폐 거래소 '페이또' 등과 함께 가상화폐 채굴사업을 하려다 단독으로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엠게임은 이달 자회사를 설립하고 가상화폐 채굴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는 "4차산업혁명에 맞물려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진출한다"고 말했다. 엠게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거래소를 만들거나 온라인게임에서의 접목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넥슨도 지난해 9월 지주사 엔엑스씨(NXC)를 통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코빗은 2013년 한국에서 처음 설립된 가상화폐 거래소로, 빗썸과 코인원에 이어 국내 3위 가상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NXC는 가상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쓰임새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코빗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빗 인수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을 개척한 유영석 대표가 지분 매각 후에도 코빗에 5년간 남아 경영을 맡아야 한다는 조항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경우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2대 주주로 있다. 두나무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13년 당시 자신이 카카오의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있을 때 두나무에 2억원 투자했다. 현재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임사들의 가상화폐사업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가상화폐 자체만으로도 사업성이 충분하지만 이외에도 게임분야 등 활용분야가 풍부하다는 매력이 있다. 파티게임즈는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아이템 거래의 접목을 꾀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은 상호인증방식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에 아이템 거래 과정에서 사기를 줄일 수 있다. 강윤구 파티게임즈 대표는 "1000만 명의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가입자들이 거래 수단으로 사용 중인 게임 마일리지가 가상화폐로 교환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