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삼성물산(000830)이 사장단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기존까지 회사를 이끌어온 1957년생 트리오 최치훈·김신·김봉영 사장이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고, 건설·상사·리조트부문에 모두 새 수장을 기용했다.
삼성물산은 최치훈 건설부문장 대표이사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김봉영 리조트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이 사임을 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이영호 삼성물산 부사장을 건설부문 사장에, 고정석 삼성물산 부사장을 상사부문 사장에 각각 승진 임명했다. 리조트부문장은 정금용 삼성물산 부사장에게 맡겼다.
이영호 건설부문장 사장(왼쪽부터), 고정석 상사부문장 사장, 정금용 리조트부문장 부사장 겸 웰스토리 대표.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최치훈·김신·김봉영 사장이 지금이 새로운 성장을 위해 후진들에게 사업을 물려줄 적기라는데 뜻을 모으고 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세 명의 사장은 "결코 쉽지 않았던 도전과 성취의 여정을 임직원들과 함께 해 행복했다“며 ”후임자들이 삼성물산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의 이번 인사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그룹에 불어온 50대 기수론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의 맏형격인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60대 최고경영자(CEO)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50대 사장들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이와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1959년생인 이영호 신임 건설부문장 사장은 59세, 고정석 신임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과 정금용 신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장은 나란히 1962년 생으로 56세다.
삼성물산은 신임 부문장들이 일찍부터 각자의 전문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고 삼성물산 내부에서 핵심보직을 맡아 온 역량있고 검증된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석사 학위를 받은 이영호 건설부문장 사장은 1985년 삼성에 입사한 뒤 삼성SDI 경영관리 및 감사담당, 삼성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등 스태프 부문을 두루 경험한 재무 전문가다. 이후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겸하면서 삼성물산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키우고 성장 기반을 다져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고정석 상사부문장 사장은 연세대학교(화학공학학사)에 한국과학기술원(경영학석사)에서 수학 한 뒤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화학팀장, 화학·소재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트레이딩 전문가로 2016년부터 기획팀장을 맡아 전략 스태프 역할도 수행하면서 차기 경영자 후보로 양성되어 왔다.
충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정금용 리조트부문장 부사장은 1985년 삼성전자 인사팀에 입사 한 뒤 인사팀장,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등을 역임한 인사전문가다. 지난해부터 웰스토리 사업총괄을 맡아 경영안목을 키워 왔다.
한편 삼성물산은 최 사장이 건설부문장에서는 사임 하지만 3월 주주총회까지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그 이후에도 사외이사들의 요청으로 이사회에 남아 의장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밝혔다.
새로 부문장을 맡은 이 사장, 고 사장, 정 부사장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