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모바일게임 태동기에 시장 부흥을 이끌었던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들어 대형 게임업사들의 독식 구조 심화와 중국·일본 등 해외 대작 흥행 등에 밀려 실적부진을 겪으면서 잇따라 낙마하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캐주얼 모바일게임으로 성공했던
선데이토즈(123420)의 창업자 이정웅 대표와 모바일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던 '블레이드'를 만든
액션스퀘어(205500) 창업자 김재영 대표가 사임을 표명하고 회사를 떠났다.
또한 네시삼십삼분(4:33)의 박영호 대표도 지난해 10월 물러났고 PC온라인 '오디션' 퍼블리싱 종료를 겪으며 모바일사업을 강화해 '갓오브하이스쿨'을 서비스한
와이디온라인(052770)의 신상철 대표 역시 1월들어 퇴사했다. 아울러 지난 2012년 모바일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아이러브커피'를 흥행시키며 여성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파티게임즈(194510)의 이대형 전 대표도 지난해 9월 퇴사했다.
선데이토즈 창업자 이재웅 전 대표. 사진/선데이토즈
이들 중견·중소게임업체 대표들의 잇따른 사임의 이유는 주력해온 모바일게임시장에서의 실적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성공에 힘입어 모바일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역할수행게임(RPG) 중심으로 변하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부진한 성과를 이어왔다. 선데이토즈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3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4% 줄었고, 1분기(50억)와 2분기(38억)에 비해 서도 줄어들었다. 매출도 169억원으로 전년비 20.4% 줄었다.
액션스퀘어도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 손실이 72억4242만원을 기록했다. 액션스퀘어는 지난 2016년에도 영업손실 82억원을 기록했다. 와이디온라인도 갓오브하이스쿨의 흥행에 힘입어 2015년 매출 439억원, 영업이익 47억원 등을 기록했으나 이후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56억원에 달하고 누적 매출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294억원)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파티게임즈도 지난해 3분기 31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누적 손실액이 62억원에 달한다. 전년도에도 6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중소게임업체의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두둑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업체들의 독식 구조 심화와 중국, 일본 등의 해외 대작 게임의 등장으로 시장 구조가 대형화됐기 때문이다. 개발 단계부터 100억대를 투자해 만든 RPG, MMORPG 등 대작이 자금력이 있는 대형 게임사들 중심으로 출시됐고, TV와 인터넷 등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파상공세를 쏟아붙기 때문이다. 기본 수억대에서 수십억까지 집행되는 마케팅 비용 규모도 커지면서 중견·중소업체들의 설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중소업체들의 몰락이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과 일본 등 해외 대형개발사의 인기작들이 국경없는 게임시장에서 국내를 강타하는 것도 한 몫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게임시장은 양극화가 심해지는 척박한 환경에 놓여있다"며 "업체들 상당수가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어 오고 있고 올해도 그 여파를 견뎌내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