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중견·중소 생활가전 기업들이 대기업이 선점한 의류관리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기업을 상대로 비교 우위를 갖는 부분에서 강점을 키워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사실상 유일한 사업자로 지배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 제품명인 '스타일러'가 곧 의류관리기로 통용될 만큼 LG전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의류관리기 시장 규모와 관련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의류관리기 시장규모는 월 1만대 판매 수준으로, 연간 12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의류관리기 시장과 관련해 업계에선 LG전자가 2011년 첫 제품을 출시한 이래 2015년 이후 시장이 다져진 이후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중화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LG스타일러의 매출이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47.8%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견·중소 생활가전 업체들도 의류관리기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렌털업계 1위인 코웨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18에서 '의류청정기'를 처음 공개했다. 코웨이에 따르면 의류청정기는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를 결합한 제품으로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코웨이는 렌털업체 강점인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코웨이 관계자는 "1만3000여명의 방문관리 조직인 '코디'를 통해 제품과 고객의 불편함을 정기적으로 케어해줄 수 있다"며 "케어 조직은 대기업과 비교해 월등하게 우위에 있는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석유스토브 수출이 주력인 중소기업 파세코는 빌트인 쪽에서 의류관리기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파세코에 따르면 현재 강남 개포시영, 서초우성, 가재울 뉴타운 등 재개발 아파트와 마곡지구 신규 중소형 오피스텔 현장에 의류관리기 적용을 앞두고 있다. 파세코는 의류관리기 매출 실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의류관리기를 포함한 기타 제품 매출액은 2016년 3분기 4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95억원으로 증가했다. 파세코 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빌트인 의류관리기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신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 등의 시장 진출은 의류관리기 시장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소비자 제품 선택권을 넓히고 시장 성장도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파세코 빌트인 의류관리기. 사진=파세코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