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서울 강북권의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강남권의 열기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수요자들이 ‘알짜 한 채’에 집중하면서 강북 아파트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5604건으로 지난해 1월 월간 거래건수(4481건)를 넘어섰다. 특히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강동구 등 인기 지역이 전년 동월 거래량을 가볍게 돌파하며 거래를 이끄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강북구와 노원구, 은평구 등은 거래가 상대적으로 뜸한 상황이다. 현재 강북구는 103건, 노원구는 370건, 은평구는 141건의 거래수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지난해 1월 거래량(강북구 84건, 노원구 484건, 은평구 156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매매가에서도 강남·북의 온도차가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114의 주간아파트시장동향을 살펴보면 1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53% 상승했다. 송파구(1.47%)의 오름폭이 가장 컸고, 강동구(1.11%)와 서초구(0.81%), 성동구(0.62%), 강남구(0.59%)가 뒤를 이었다.
이 기간 노원구와 은평구는 각각 0.12%, 0.06% 오르는데 머물렀다. –0.01%를 기록한 강북구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강북권 아파트의 가격과 거래 약세를 강남발 후폭풍에서 찾고 있다.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강남권 매물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강북이 소외 받고 있다는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정부 규제에도 자금이 강남 아파트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과 광역시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지역이 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당분간 강남이 숨고르기를 할 수는 있지만 열기가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재건축 연한 강화가 강북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1987∼1991년에 준공된 아파트는 24만8000가구로, 이 중 강남3구 아파트는 비중은 14.9%(24만8000가구)다. 재건축 연한 강화의 영향을 강남 외 지역에서 더 많이 받게 되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최근 재건축 연한 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며 “노원과 목동 등의 재건축 추진이 막히면 해당 단지의 거래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성북구 일대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