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현대차 상생협력기금 재계로 확산돼야

입력 : 2018-01-25 오전 6:00:00
현대자동차그룹이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해 올해 상반기 내 전액을 집행한다. 또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해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한다.
 
김종훈 산업2부장.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볼멘소리를 하는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대표 등 지인들에게서 인건비 부담에 대한 하소연을 자주 듣는다. 특히 중소기업들에겐 대기업 보다 상대적 부담감이 더하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현대차그룹의 통큰 투자는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특히 이번 상생기금은 직접 납품하지 않는 기업까지 혜택을 볼 수 있어, 현대차그룹으로써는 자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회공헌차원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최근 부품업체는 판로 다변화 차원에서 현대차의 경쟁사에도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지원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고 공표했다. 현대차그룹이 출연한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는 5000곳에 달하는 2·3차 중소 협력사에 특화된 진일보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한 중소 부품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영 안정화를 통한 부품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막대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질적 도약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2002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설립 ▲2006년 전담 조직 (상생협력추진팀) 구성 ▲2008년 공정거래협약 체결 ▲2011년 R&D기술지원단 신설 ▲2012년 협력사 채용박람회 개최 ▲설·추석 등 매 명절 때마다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청년 일자리 창출과 협력사 우수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 왔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2016년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으로 2001년 733억원 대비 15년 만에 3.7배가 증가하는 등 연평균 9.1%의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납품 물량이 증가하고 품질 경쟁력 향상에 따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협력사 기업 규모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 포함) 숫자는 2016년 137개사로 2001년 46개사 대비 3배 증가했다. 이 중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도 같은 기간 37개사에서 111개사로 3배 늘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이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통해 품질 경쟁력 확보와 매출 증대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1997년 해외 동반진출 1·2차 협력사가 34개사에 불과했으나 2016년 736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들 협력사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널리 알리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재계 맞형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이번 통큰 투자가 재계 서열 10위권 내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에 확산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강소기업 육성'의 도화선이 되길 바란다.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종훈 기자
김종훈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