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500억원 '상생기금' 마련…2·3차 협력사 지원

인건비 부담 경감 및 운영자금 지원 방안 본격 시행…‘상생협력센터’ 건립 등 박차

입력 : 2018-01-24 오후 5:40:4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안정 자금 지원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해 올해 상반기 내 전액 집행한다. 또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해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한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경감을 비롯해 회사 운영 자금 지원 등을 통한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4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대중소협력재단)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관련 2·3차 협력사 지원을 위한 3자 간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의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의 핵심 사업인 ‘상생협력기금’ 및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의 효율적 운영 및 집행 등 상생협력을 통한 대중소기업 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추진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2·3차 협력사로 지원 대상을 대폭 늘린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상생협력기금’ 및 ‘상생펀드’는 중기부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표적 정책 과제인 최저임금 인상 지원, 동반성장 투자재원 조성 등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현대차그룹은 중기부, 대중소협력재단 등과의 공고한 협력 관계 속에서 ‘선순환형 동반성장’이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출연한 500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은 최저임금 인상 관련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근로자 임금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대중소협력재단에 동반성장 투자재원으로 기금을 출연하고 전반적인 운영 방침을 제시하며, 자동차부품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 및 선발, 대중소협력재단은 기금 관리 및 집행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기업 규모, 재무 상태 등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정한 선발 과정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로 500억원 기금 전액을 집행할 계획이다.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도 이번 달 시행에 들어갔다. ‘상생펀드’는 2·3차 중소 부품협력사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지원은 물론 긴급한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이 예탁한 1000억원을 활용해 시중 금리 대비 2.0% 가량 저렴한 우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한다. 현재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통해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는 5000곳에 달하는 2·3차 중소 협력사에 특화된 진일보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한 중소 부품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영 안정화를 통한 부품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막대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질적 도약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부품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부품협력사의 지속성장 및 상생협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2·3차 협력사의 성장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산업 경쟁력 향상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는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선순환형 동반성장’은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는 물론 현대차그룹과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중소 부품협력사로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 4대 분야에 대한 2·3차 협력사 지원과 ▲1차-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가 골자다. 최저임금 인상 지원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 및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는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 중 ▲경영 개선 분야의 중점 사업이다.
 
현대차그룹은 협약식을 계기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의 구체적인 상생협력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을 시작한다. 우선 ‘상생협력센터(가칭)’ 건립 및 2·3차사 전용 교육프로그램 개발, 맞춤형 연구개발(R&D) 기술 지원 프로그램 운영, 품질기술봉사단 확대 등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 말 완공 예정으로 경주 인근에 건설 중인 상생협력센터는 2·3차 협력사의 교육 인프라 지원을 위한 것으로, 2·3차 협력사 임직원들의 품질·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2·3차 협력사가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R&D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기술 개발방법, 부품개발 프로세스, 기술·표준 관리 등 R&D 체계 구축을 위한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리드와이어 기술 지도, R&D 관리자 세미나, 특허 온라인 교육, CATIA 교육 확대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 및 기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5~7개월 동안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기술 지도 활동을 펼치는 ‘품질기술봉사단’도 현행 20여명 수준에서 3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 현재 품질기술봉사단의 전문위원을 모집 중이다. 2·3차 협력사가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해외 진출 기회 제공, 해외 투자 리스크 최소화 등 해외 진출 지원도 강화한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2·3차 협력사에게 사전 컨설팅, 인허가 코칭 등 체계적으로 해외 진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해외에 진출해 있는 1차 협력사와의 신규 거래도 추진하고, 현대차그룹의 신규 해외 프로젝트 추진 시 동반 진출의 기회도 제공한다. 수출 확대 지원을 위해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 현지에서 열리는 자동차부품 관련 전시회에 현대·기아차 협력사 통합관을 운영, 직접적인 홍보 기회도 마련한다.
 
대중소협력재단과 연계해 재단 투자 재원을 활용, 해외 거점 사업 추진 시 사업 비용도 지원한다.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고용 지원 사업으로 2·3차 협력사 전용 채용 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 4월경 안산, 울산 2곳에서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가 2012년 처음 도입해 지난해 6회째를 맞은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차-2·3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상생협력 관리체계도 새롭게 구축한다. 1차 협력사가 자발적으로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참여함으로써 선순환하는 동반성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1차 협력사의 자금 지급, R&D·생산·경영 지원 등 상생 활동 실적을 평가해 평가 등급별로 차기 년도 입찰 시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02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설립 ▲2006년 전담 조직 (상생협력추진팀) 구성 ▲2008년 공정거래협약 체결 ▲2011년 R&D기술지원단 신설 ▲2012년 협력사 채용박람회 개최 ▲설·추석 등 매 명절 때마다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청년 일자리 창출과 협력사 우수 인재 확보를 지원하는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의 2016년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으로 2001년 733억원 대비 15년 만에 3.7배가 증가하는 등 연평균 9.1%의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성장과 함께 납품 물량이 증가하고 품질 경쟁력 향상에 따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협력사 기업 규모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 포함) 숫자는 2016년 137개사로 2001년 46개사 대비 3배 증가했다. 이 중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도 같은 기간 37개사에서 111개사로 3배 늘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이 전체 1차 협력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3%에서 2016년 41%까지 늘어났다. 중소기업 협력사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49%로 크게 감소했다. 동반성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평균 거래기간 또한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인 11년을 3배 가까이 웃도는 30년에 달한다.
 
또한 10년 이상 거래 협력사가 97%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차 설립(1967년) 당시부터 40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협력사도 47개사에 이른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협력사들이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통해 품질 경쟁력 확보와 매출 증대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처음 진출할 당시인 1997년 해외 동반진출 1·2차 협력사가 34개사에 불과했으나 2016년 736개사에 이르고 있다. 또한 협력사의 해외거래 금액도 2002년 3조8000억원에서 2016년 39조1000억원으로 10.3배 증가했다. 이들 협력사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널리 알리는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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