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납품업체의 종업원 파견 강요, 판매촉진비용 부담, 상품판매대금 지연 수취 등 대규모 유통업체의 '갑질'이 여전히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규모 유통업법 시행 이후 유통업계의 거래 관행은 일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이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 유통분야 서면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17 유통분야 서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납품업체의 84.1%가 대규모 유통업법이 시행된 이후 유통업계의 거래관행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상품판매대금 지연 지급(89.4%), 대금 감액(89.2%), 상품의 반품(89.2%), 계약서면 미교부·지연교부(86.7%) 등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종업원을 파견(12.4%), 판매촉진비용 부담(7.8%), 상품판매대금 지연 수취(7.2%) 등 이른바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업체에 판촉비용 부담을 요구한 유통업체 종류에는 온라인쇼핑몰(13.2%), 백화점(10.2%), TV홈쇼핑(5.7%), 대형마트·편의점(5.4%) 순으로 많았다.
또 온라인쇼핑몰과 거래하는 응답업체의 15.8%는 법정 기한(월 판매마감일로부터 40일)을 초과한 시점에 납품한 상품의 판매대금을 지급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V홈쇼핑과 거래하는 납품업체의 경우 계약서 작성 전 납품할 상품을 제조하거나 주문하도록 요구받는 '구두발주' 사례가 빈번했다.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향후 직권조사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또 새롭게 도입된 주문수량 기재의무 등의 제도 준수 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서면실태 조사 방식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