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수사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대가로 피의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해양경찰관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피의자로부터 돈을 받아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뇌물수수·범죄수익은닉법 위반·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전직 해양경찰 김모씨에 대해 징역 6년 및 벌금 3억원, 김씨에게 뇌물을 준 정모씨에 징역 1년3개월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해양 경찰공무원인 김씨는 2008년 모 에너지회사 대표로 해상 면세유를 공급받는 외국인 선원들과 짜고 해상 면세유 중 일부를 빼돌려 다시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정씨에게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이미 2006년 해상 면세유를 빼돌려 유통한 혐의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김씨로부터 수사를 받을 당시 집행유예 기간이어서 다시 입건될 경우 큰 처벌을 받을 수 있었지만, 김씨는 정씨를 인지 대상에서 제외한 채 명의상 대표인 정씨의 형 등만 입건해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송치 직후인 2008년 6월 김씨는 정씨에게 '내 지인들의 명의로 당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줄 테니 이자를 많이 달라'는 취지로 제안해 자신의 내연녀 안모씨, 누나 김모씨, 장모 서모씨에게 총 2억1220만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김씨는 2008년 9월 정씨로부터 해양경찰의 단속업무와 관련하여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등의 부탁을 받고 300만원을 받는 등 총 12회에 걸쳐 직접 2208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김씨는 이를 정상적으로 취득한 현금인 것처럼 내연녀 안씨 명의 은행계좌에 입금해 범죄수익을 은닉했다.
이외에도 김씨는 2011년 10월 부산해양경찰서 감찰계장으로 근무하면서 상표법 위반 사건 증거물로 보관하고 있던 모조 명품 의류 및 벨트 등을 임의로 반출한 다음 내연녀 안씨 등을 통해 시중에 판매한 혐의(횡령)도 받았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7년에 벌금 3억5000만원, 정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김씨에게 징역 6년에 벌금 3억원, 정씨에게 징역 1년3개월을 선고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