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강화에 분양권 거래시장 '반토막'

희소성에 웃돈 강세…"강남 공급부족 해결 급선무"

입력 : 2018-02-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최근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반토막이 났다. 분양권 양도세가 강화된 데다 집값 상승의 기대감에 팔기 보단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 늘면서 거래 건수가 줄고 있다. 수요가 줄자 집값은 더오름세가 강화되며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수요 억제책이 아닌 공급부족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5일 양지영 R&C 연구소가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분양권 거래는 40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718건에 비해 무려 절반 가량인 44%가 줄어든 수치다.
 
이는 올해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에 분양권 양도소득세율이 일괄 50%로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는 분양권 보유 기간이 ‘1년 이상~2년 미만’이면 40%, ‘2년 이상’이면 6~40%의 세금만 내면 됐다. 하지만 올 1월부터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율은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50%일괄 적용되면서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강남 집값 급등하면서 분양권 소유자들이 기대감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거래량이 급감한 양상이다.
 
분양권 거래량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지난해 12월 42건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단 3건만 거래가 되면서 한달새 무려 93%가 줄었다. 강서구는 지난해 12월 6건에서 올 1월 단 한건도 없었다. 서초구는 51건에서 1월에는 6건으로 88%가 줄었고,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100건에서 30건으로 70%가 감소했다. 용산구는 10건에서 한 자릿수인 4건으로 분양 거래건수가 줄었다.
 
거래량은 줄고 있지만 수요는 늘고 있다. 정부가 조합원지위 양도금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 강남 재건축 아파트 규제가 심화되면서 분양권과 입주 5년이내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형국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희소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전용 59㎡)의 경우 분양권은 지난해 12월만 해도 최고 13억900만원에 실거래가가 신고됐었지만 현재 18억원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한 달 사이 무려 5억원 오른 것이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아파트(전용 84㎡)도 지난해 12월 평균 12억원 가량에 거래되던 것이 14억5000만원에 분양권 매물이 나왔다. 서초구 반포동에는 분양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분양가 보다 4억5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에 팔린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공급 물량 부족에다 양도세 부담에 따른 분양권 매물 품귀현상으로 프리미엄은 더 올라가는 분위기다”면서 “수요 억제책이 아니라 강남 집값의 근본적인 원인인 공급부족 해결 방안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402건으로, 전달 보다 44% 급감했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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