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오히려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전기차 모델 라인업이 빈약하고, 성능이 향상된 국산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가져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입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판매량이 다시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총23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판매량(457대)과 비교해 47.9%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되는 수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승용차) 등록대수는 총1만4211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등록대수(5137대) 대비 176.6%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 1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도 2대를 기록해 판매량 하락 분위기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입 전기차 하락 원인은 첫 번째 라인업 부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는 BMW i3와 닛산 리프, 테슬라 모델S 뿐이다. 강세를 보이는 하이브리드에 비해 라인업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수입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1747대가 팔려 전년(1435대)보다 21.7% 늘었다. 전기차 판매량이 천대를 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라인업이 더 다양하고, 1회 충전시 주행거리 등 가격 대비 성능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현재 완성차 업체가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쏘울EV와 레이EV, 르노삼성 SM3 Z.E와 트위지, 한국지엠의 볼트EV 등이다. 특히 볼트EV는 1회 충전시 383km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수입차 업체은 올해 전기차 판매량 확대를 위해 신차를 대거 출시한다. 먼저 BMW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i3의 신형 모델을 내놓는다. 뉴 i3와 뉴 i3s는 94Ah, 33kWh 용량의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해 최대 주행거리를 280~300km(유럽 기준)로 늘렸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테슬라도 고가 모델인 모델S 외에 보급형 모델 ‘모델3’와 ‘모델X’ 출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재규어코리아가 내놓을 전기차 ‘i-PACE’도 관심을 끌고 있다. i-페이스는 1회 충전으로 500km(유럽기준)을 달릴 수 있다. 올 하반기 국내에 공식 출시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수입 전기차는 성능이 향상된 국산 전기차에 밀려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서 지난해보다는 좀 더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MW의 신형 전기차 '뉴 i3 94Ah'. 사진/BMW그룹코리아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