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을 접견하고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도록 중국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상무위원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 상무위원을 만나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공통의 이해와 접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며 “특히 평창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과의 대화가 지속돼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상무위원은 “한반도 정세의 열쇠는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 한·중 양국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추진하도록 같은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 속담에 ‘삼척 두께의 얼음이 어는 것은 하루의 추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고 호응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두 나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으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성장의 온기가 우리 기업들에게도 미칠 수 있도록 중국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 더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인적교류가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신경써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소위 ‘사드 보복’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상무위원은 “중국은 한·중 인적교류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또 개별 기업의 이익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한·중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두 나라 정부가 함께 노력해 이 문제에서 진척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 상무위원 외에도 독일·스위스·폴란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 잇따라 만났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비핵화는 나란히 함께 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과제는 남북간에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어떻게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까지 이어가 북미간 대화로 발전시킬 것인가에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저녁에는 청와대에서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단장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접견하고 만찬을 할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세상에서 가장 폭압적인 정권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평창올림픽에 간다”고 공언하는 대북 강경파다.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에게도 북미간 직접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방한 기간 북한 인사와의 만남을 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한정 상무위원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