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대형 건설사들에 이어 중견 건설사들도 지난해 한층 개선된 영업 성적표를 내놨다. 최근 2~3년간 주택경기 호황으로 국내 사업 의존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의 실적도 호전된 것이다. 다만 올해부터 주택경기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돼 성장 동력의 실탄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라(014790)는 지난해 15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9312억원으로 5.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65.8% 올랐다. 순이익 역시 102억원에서 473억원으로 365.3% 상승했다.
부채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재무건전성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 2012년 560% 수준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202%로 줄었다. 한라 관계자는 "건축 및 주택사업부문 호조와 원가율과 판관비 절감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009410) 건설부문의 성장세로 역시 외형과 내실 잡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17.5% 증가한 3082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3조1531억원으로 53.1% 늘었다.
한신공영(004960)도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5.1% 증가한 136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매출액은 10% 가량 증가한 1조9504억원을 기록했다.
계룡건설(01358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53억원으로 전년 대비 45.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도 14.3% 증가하며 2조2408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상승세는 주택사업 매출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건설수주액은 지난 2015년부터 급등했다. 지난 2013년 91조원 수준인 건설수주액은 2015년 158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듬해에는 165조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국내 건설수주 가운데서도 주택부문의 성장세가 가장 컸다. 주택부문 수주액은 지난 2013년 29조원으로 토목(30조원), 건축(32조원) 보다 비중이 낮았지만 2014년 41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 전체 수주 총액의 성장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76조원까지 증가하며 총 수주액 가운데 46%를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는 69조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최근 주택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주택사업에 주력하는 중견건설사는 올해까지는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사업 수주액 감소세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장기적인 실적 성장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사의 경우 국내사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주택경기 호황의 덕을 봤지만, 반대로 경기 악화의 영향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올해 국내 주거 수주액은 50조원대로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 확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주거 수주액은 50조원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