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이 8조원 규모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전세계 시장을 두고 선점 경쟁을 벌인다. '레미케이드(9조원)'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이은 두번째 맞대결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 European Medicines Agency)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허쥬마는 스위스계 로슈가 판매하는 전이성 유방암, 조기 유방암, 전이성 위암 등 항암 항체신약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전세계 판매 8위에 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는 유럽에서 두번째 승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1월 같은 성분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로 유럽 허가를 승인받았다. 약가협상(사보험)과 파트너사 판매전략 논의 등을 거쳐 올 상반기 안에는 두 제품 모두 현지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물질특허는 2014년 7월에 이미 만료됐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같은 바이오시밀러로 맞붙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관절염치료제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이 최초(유럽 2013년, 미국 2016년), 삼성바이오에피스(유럽 2016년, 미국 2017년)가 두번째로 허가를 받았다. 양사가 공식적으로 지난해 개별제품 글로벌 매출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이 각각 8000억원,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독주는 바이오시밀러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3년 이상 독점판매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일전을 벼르고 있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와는 달리 이번에는 셀트리온보다 3개월 정도 앞섰다. 후속약물인 바이오시밀러는 시장 선진입이 성패를 가른다. 의료진과 환자는 병세에 이상이 있지 않는 이상 처방한 의약품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허셉틴은 항암제여서 더욱 보수적인 처방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유럽 유통 파트너사와 론칭 준비를 완료하고 출시일을 단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사에 이어 엘러간-암젠이 지난해 3월 유럽 허가를 신청해 뒤따르고 있다. 화이자는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 허셉틴 시장은 바이오콘-밀란이 지난해 12월 최초 FDA 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엘러간-암젠 등이 FDA에 판매허가를 접수한 상태다. 다만 미국에서 허셉틴의 물질특허가 2019년까지 남아 있어 바이오시밀러 상용화를 막고 있다. 셀트리온은 특허를 깨고 조기 출시를 위해 미국에서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라이벌 구도가 양사에게 자극제로 작용해 국내 바이오업계 발전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