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케이티엔지(
KT&G(033780))가 새해 첫달 실적이 크게 줄면서 이례적으로 월간 실적을 공개했다. 실내금연이 확대되면서 국내 담배 판매량이 줄었고,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 가격협상 타결이 지연된 탓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26일 KT&G는 별도기준 지난달 잠정 영업이익이 700억7600만원으로 전년 1월 보다 37.1%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29.3% 감소하며 1670억원에 그쳤다. 실적 급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1분기(1~3월) 실적 발표 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날 월간 실적을 별도로 공시한 것이다.
또 백복인 KT&G 사장이 차기 사장후보로 선정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 1월 실적이 급감한 배경이 백 사장의 연임을 위해 지난 연말에 '밀어내기'로 실적을 부풀린 탓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백 사장은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에 도전한다. 하지만 이 회사 2대주주인 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분식회계 등의 의혹과 관련해 백 사장이 검찰에 고발된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백 사장의 연임 여부는 내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KT&G(사장 백복인·사진)의 새해 첫해 실적이 국내 담배 판매량 감소와 해외시장 내 가격협상 타결 지연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T&G
1월 실적을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수출 실적 타격이 컸다.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서는 예년 수준의 수출이 이뤄졌지만, 중동지역에서 담배가격 인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데 따라 수출이 지체된 것이다. KT&G는 수익성을 확대하려는 협상 진행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며, 협상이 마무리되면 해외 사업은 올해 목표한 수출 달성에 차질이 없게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내서는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편의점 등에서 사전 물량 요청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은 이상 한파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든 계적절 요인이 예년 보다도 컸다는 설명이다. 당구장이나 스크린골프장 등에서 실내금연이 지난해 말부터 실시됨에 따라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1월 국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회사 측은 연말 '밀어내기' 가능성은 일축했다. 연말에 실적을 부풀린 것이라고 하기에는 2016년 4분기 수출금액(2083억원)이 지난해 4분기(2070억원) 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KT&G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량도 월별로 급격한 변동이 없이 완만한 수준이었으며, 전반적인 추이에 비해 4분기 수출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등 밀어내기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현지 재고보유량도 증가하지 않았고, 채권회전율은 2015~2016년에 비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국내 담배 판매량은 설 연휴 효과로 수량을 회복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협상이 완료되면서 수출도 정상화되는 지 지켜볼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