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이명박 정부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활동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을 놓고 다시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법은 빠르면 5일 늦어도 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5일 심사가 진행되면 김 전 장관이 구속적부심을 거쳐 석방된지 104일 만에 재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김 전 장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지난 2013년부터 2014년 사이에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 관여 범행에 관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와 관련하여 수사가 축소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국가안보실장이던 2014년 7월경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소관 대통령훈령인 국가위기관리 기본 지침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가안보실이 재난 안전의 컨트롤타워가 아닌 것으로 내용을 임의수정하도록 해 공용서류를 손상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두 혐의를 적용해 2일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지난달 27일 오전 김 전 장관을 불러 사이버 정치관여 수사의 축소와 은폐에 개입했는지와 세월호 참사 대통령보고 조작에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김 전 장관은 조사 직전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기존에 구속됐다가 풀려난 혐의 외 세월호 관련 혐의가 구속영장에 적시된 만큼 김 전 장관과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오민석·권순호·강부영 판사에서 박범석·이언학·허경호 판사가 지난달부터 서울중앙지법 영장 심리를 맡는 것도 변수다. 박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업무상횡령 등 혐의를 받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 연제욱 전 군 사이버사 사령관 등에게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사이버 정치관여 활동을 지시한 혐의(군형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11일 구속됐다. 당시 법원은 "주요 혐의인 정치관여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구속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했다. 법원은 그해 11월22일 구속적부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와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의 정도, 피의자의 변소 내용 등에 비춰 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전 장관의 청구를 인용했다. 김 전 장관은 구속 11일 만에 풀려났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