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최저임금 인상을 전후해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단행된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과 편의점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식음료 등 생필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식음료 기업의 경우 가격인상에 따른 수익 개선 효과가 높아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3월들어 가공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097950)이 메가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유사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도 가격인상에 동참하면서 1인소비 물가에도 비상등이 커졌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캔햄이 판매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되는 가운데 식품업체 CJ제일제당은 3월1일부터 즉석밥, 스팸, 냉동만두, 어묵 등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사진/뉴시스
CJ제일제당은 즉석밥(햇반), 캔햄(스팸), 냉동만두(비비고 왕교자), 어묵(삼호 부산어묵 사각) 등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6~9%대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쌀값, 돼지고기 가격 등 원·부재료비와 가공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햅쌀 가격은 kg당 2000원을 넘어서 올해 가격이 작년 보다 30%까지 오를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 돼지고기 가격도 지난해에 12.7%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나 농심, 롯데푸드 등 가공식품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 따른 효과가 큰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로서는 가격 인상에 대해 크게 저항하지 않아 가공식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기대해볼 만하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가공식품 부문 매출액이 3조1391억원이었는데 세부적으로는 이번에 가격이 오른 즉석밥 2300억원, 캔햄 2600억원, 냉동만두 1900억원, 어묵 900억원 등 수준이다. 햇반이나 스팸은 모두 CJ제일제당의 시장점유율 1위 상품이어서 가공식품 부문의 영업이익률 개선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가격 인상효과로 연간 매출액은 4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며 "업계 1위가 대표 제품들 가격을 올린 만큼 추가로 유사 제품의 가격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에는 편의점의 가격 인상도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 GS25가 이달부터 자체 브랜드(PB) 유어스 상품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고, CU는 마른안주류 20종, 세븐일레븐은 음료, 가공식품 등 일반 상품 30종 상품 가격을 1일 이후 인상해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코카콜라 등 가격 변동을 반영했고, 일부 협력사에서 제공하는 제품가격도 올라 판매가격을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