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인 신세계 '스타필드'…촉각 곤두선 영남권 '민심'

창원시 인허가 보류 후 '스타필드 울산' 가능성 대두…유치경쟁 노리나

입력 : 2018-03-06 오후 4:36:35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한 체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영토확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수도권 외 첫 진출지로 '스타필드 창원' 건립을 추진했지만 창원시가 인허가 결정을 지방선거 이후로 전면 보류하며 당초 계획했던 밑그림도 틀어지게 됐다. 최근엔 신세계가 울산시에 스타필드 건립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남권'의 민심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상남도 창원시는 스타필드 창원 입점을 위한 인허가 결정 등을 6월 지방선거 이후 차기 창원시장 체제에서 다루겠다며 전면 보류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공급업체인 신세계 프라퍼티는 창원에 건축 연면적 30만㎡의 '스타필드 창원'을 짓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수도권 서북부 최대 실내 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연면적 36만5000㎡)에 육박하는 규모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2016년 4월 옛 39사단 터(106만2083㎡) 가운데 3만4314㎡를 750억원에 계약하고 지금까지 450억원의 부지대금을 개발사업자에게 낸 상황이다.
 
신세계 측은 아직 스타필드 건축 인허가 서류를 창원시에 내지 않았지만 뜻밖의 보류 결정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적극적인 협의 주체였던 창원시가 한 발 물러서면서 건립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창원시의 이같은 결정은 지역 소상공인 등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창원 중소상공인·시장 보호 공동대책위원회는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스타필드는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 대책위에는 창원시 소상공인연합회와 정의당·국민의당·바른정당·노동당 경남도당,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이 참여했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6월 결성된 인터넷 카페 '창원 스타필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쇼핑이나 문화·여가생활 기반이 늘어나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며 건립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안상수 창원시장이 '보류' 카드를 꺼내들었고, 선거를 의식한 정치이슈에 스타필드의 영토확장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앞으로 신세계는 창원시의 결정이 있기까지 또다시 4개월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기다려야하는 처지가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준비가 다 된 상황에 연기됐다는 발표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인허가 준비를 그동안 쭉 해온만큼 향후 일정에 맞춰 대안을 수립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신세계 측이 백화점 건립 후보지였던 울산시에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역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울산시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 스타필드 관계자가 이달 초 울산시를 두 차례 방문해 진출입로 추가 개설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을 위한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울산시는 신세계가 울산을 제쳐놓고 창원에 초대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확정 발표했을때부터 '지역 홀대론'을 주장하며 반발해왔다. 앞서 신세계가 지난 2013년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2만4300㎡ 규모의 백화점 출점 부지를 555억원에 사들인 바 있지만 4년이 지난 시점에도 진척이 없었던 반면, 지난해 부지를 매입한 창원에 발빠르게 스타필드 진출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반발여론에 불을 지폈다.
 
일각에선 창원시의 갑작스런 태도 전환에 서운해 한 신세계가 울산시를 활용해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신세계가 지역 내 찬반 갈등으로 사업이 좌초됐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2015년 신세계는 부천시 상동 영상복합단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한 바 있지만 지역 상권의 반발로 백화점 건립으로 선회했고, 이마저도 합의에 실패해 100억원대의 소송 부담만 안은 채 사업을 접은 바 있다.
 
그러나 신세계측은 이같은 관측을 전면 부인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창원과 울산은 별개의 검토대상인데다 스타필드 창원은 이미 사업이 확정된 사안이고 창원시의 인허가 보류에 어쩔수없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며 "울산시의 경우 이미 오래 전 매입한 부지의 활용방안과 사업주체를 백화점이 맡을지, 스타필드와 부동산개발을 담당하는 신세계프라퍼티가 맡을지 등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일 뿐"라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의 컨셉을 고려할 때 창원과 울산 모두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의 대도시들과도 연결이 가능한 광역 상권이라는 점은 메리트가 될 것"이라며 "창원시는 100만명 인구의 대도시로 구매력이 높은 장점이 있고, 울산시 역시 서울 보다 높은 소득수준을 자랑하는 도시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스타필드창원 입점이 예상되는 유니시티 조감도(왼쪽)와 지난 1월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입점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창원시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 사진/창원시·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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