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대형마트 빅3 수장들 '공격경영' 선언

이마트 '신사업', 롯데 '건강가치', 홈플러스 '소통' 방점

입력 : 2018-03-05 오후 4:08:39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성장 둔화에 빠진 대형마트 업계가 일제히 변화를 앞세운 공격경영을 선언하며 올해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마트(139480),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사 수장들은 연초부터 신사업 투자계획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등 경영보폭을 넓히며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4년 3월 취임해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의 '아이디어'를 자신만의 '실행력'으로 가장 잘 소화하는 적임자로 통한다. 실제 자체 간편식상품 '피코크', 남성들의 놀이터를 표방한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체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등 혁신의 과정에서 이 대표는 정 부회장의 큰 그림을 현실화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올해도 이 대표는 1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예고하며 정 부회장의 신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도 이 대표는 전통적인 대형마트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신사업 투자를 통해 체질개선에 속도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별도 기준 매출액에서 신사업 비중은 전년 대비 5.9%포인트 증가한 20.9%를 차지한다. 이중 온라인사업은 8.4%, 트레이더스는 12.5%를 각각 기록했다. 대형마트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에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며 일찌감치 대비한 성과다. 이 대표는 올해도 투자액 대부분을 신사업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목표 투자액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못 박지 않았지만 온라인 등 신사업에 주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몰인 이마트몰 매출을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이마트몰 매출은 1조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 특히 최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사업을 통합해 이커머스 사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023년까지 온라인사업에서 총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운 상태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유통 통합 플랫폼인 SSG닷컴도 이마트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고성장세를 나타내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에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 올해 1~2개의 매장을 신규 출점해 연매출 1조9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지난해 '사드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롯데마트의 김종인 대표도 올해 '권토중래'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올 초 정기인사에서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신동빈 회장의 변함없는 신임 아래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11월에는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위한 신 회장의 동남아시아 출장길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함께 동행하기도 해 신 회장의 신뢰를 입증했다. 이에 김 대표 역시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도약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 대표는 최근 새로운 경영비전을 제시했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는 기존 할인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건강'이라는 가치를 구매할 수 있는 마트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중국시장 철수와 연이은 적자에 허덕이는 롯데마트를 수렁에서 꺼내기 위해 김 대표가 꺼내든 새로운 생존카드인 셈이다.
 
김 대표가 '건강'을 핵심 가치로 삼은 건 소득 수준 증가와 1인 가구의 확산, 고령화로 고객 개개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에서 착안했다. 전통적인 할인점의 가격 소구형 행사보다 가치 위주의 소비문화를 확대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주문에 따라 롯데마트는 건강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신선식품, 가공식품과 일상용품, 홈 부문의 상품 개발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전체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건강상품군 매출은 신장하고 있다. 지난해 '과일'이 2.3%, '채소'가 3.3%, '축산'이 6.2%, '수산'이 6.1% 등 2~6% 가량 신장했으며, 특히 건강 관련 식품의 경우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11.2%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비전 선포는 지난해 중국 탓에 고전한 만큼 올해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차별화 된 전략을 구사해 이마트를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취임 4년째에는 반드시 흑자를 내겠다는 김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유일한 여성CEO인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취임 첫 해인 올해 소통과 내부결속을 통한 도약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동안 여러 유통기업들이 여성임원을 확대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단일기업 CEO에 오른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임 대표는 대표이사를 맡기 직전까지 CFO를 지낸 '재무통'이다. 김상현 홈플러스 부회장과 함께 회사의 흑자 전환을 끌어낸 주역으로 꼽힌다. 냉철하고 꼼꼼한 경영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 구성원간 화합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여년 동안 '일'과 '살림'을 병행해 온 '주부 CEO'라는 점도 이같은 경영스타일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 노사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취임 직후부터 임단협 타결 등 노사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성과다.
 
최근엔 홈플러스는 모든 신선식품의 100% 품질만족을 책임지는 '신선품질 혁신제도'를 발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제도는 신선식품을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교환·환불해주고 적립 포인트를 업계 평균의 20배로 크게 높이는 등의 파격적인 혜택이 주된 골자다. 업계 내 가전 등 제조상품에 국한돼 적용됐던 AS 개념을 대형마트 대표상품인 신선식품까지 확대한 혁신적 시도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유통업은 삶의 현장과 가장 밀접해, 열심히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대가가 돌아오는 정직한 산업"이라며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생동감 있고 근면과 성실함을 갖춘 '상인정신'으로 올해 고객에게 진성의 감동을 줄 수 있는 변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대표는 오는 27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홈플러스의 변화된 정책을 소개하는 간담회를 열고 취임 후 첫 대외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왼쪽부터) 이갑수 이마트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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