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아이폰 성능저하 국내 피해자들이 본사인 애플컴퓨터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8일 2차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날 오후 401명의 국내 아이폰 소비자들을 원고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1차 소송과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교체비용 120만원과 위자료 100만원을 합쳐 1인당 220만원으로 산정했다.
소비자주권은 "소비자들은 업데이트 이후의 현상에 대해 전혀 알지 모른 채 업데이트를 한 결과 아이폰의 꺼짐 현상, 송수신 불량 등의 피해를 봤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로 형법 제366조의 '재물 손괴죄', 형법 제314조 제2항 '컴퓨터 업무방해죄',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소장 제출 이유를 밝혔다.
앞서 소비자주권은 지난 1월11일 아이폰 성능저하 국내 피해자 119명을 원고로 애플컴퓨터와 애플코리아의 불법행위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 손실을 봤다며 1인당 220만원의 1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재판장 진상범)에 배당된 상태다.
소비자주권은 "애플코리아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5명의 공동변호인단을 꾸려 애플코리아가 애플 본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답변서를 제출했다"며 "애플코리아의 법인등기부 사업목적을 보면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이들 부품, 주변장치 및 관련 설비 제공 등이므로 아이폰 기능 저하 관련 업그레이드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답변은 국내 소비자 피해에 대해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애플컴퓨터의 아이폰 기능 저하 업그레이드와 관련한 공식사과 성명도 애플코리아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성명을 발표했던 점 등을 볼 때 애플컴퓨터와 애플코리아는 같은 사업목적을 가진 법인체"라며 "이번 아이폰 기능저하 업그레이드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에 대해 공동책임이 있음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주권은 1차 집단배상소송 제기와 별개로 1월18일 팀 쿡 애플컴퓨터 최고경영자와 다니엘 디시코 애플코리아 대표이사를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지영)에 배당됐다가 다음 날 서울 강남경찰서로 사건을 이첩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애플은 아이폰6, 6+, 6S, 6S+, SE, 7, 7+에 의도적으로 속도를 낮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했다고 인정했다. 8일 뒤에는 아이폰의 예기치 않은 '전원 꺼짐'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성능저하 업그레이드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공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후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 업데이트 버전에서 아이폰 성능 조절 기능을 끌 수 있는 선택권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일정 기간 사용한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후 지난해 12월28일 오후 서울 한 아이폰 판매 매장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