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해 주요 국산신약의 국내 실적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내수용에 그치고 있어 해외에서 상업적 성공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신약은 지난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까지 총 29종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4종은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선플라주와 JW중외제약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생산이 중단됐고, 동화약품 간암치료제 '밀리칸주'와 CJ제일제당 녹농균예방백신 '슈도박신'은 임상 자료 미제출로 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현재 시판 중인 25종의 국산 신약 가운데 지난해 출시된 한미약품 '올리타'와 일동제약 '베시보'를 제외한 23종의 의약품 중 원외처방액을 기준으로 하는 유비스트에 집계되는 품목은 총 14종이다. 이 가운데 5종을 제외한 9종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LG화학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는 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3% 증가했고,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은 25.07% 증가한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화약품의 항생제 '자로란테'의 경우 매출 규모는 작지만 전년비 287%의 매출 증가율(1056만원→4087만원)을 보이며 성장폭이 두드러졌다.
이밖에 ▲종근당 '듀비에'(164억원→171억원) ▲대원제약 '펠루비'(85억원→135억원) ▲크리스탈지노믹스 '아셀렉스'(41억원→53억원) ▲동아에스티 '슈가논'(20억원→36억원) ▲일양약품 '슈펙트'(5억원→10억원)▲대웅제약 '이지에프'(1억2800만원→1억4200만원) 등이 전년 대비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국산신약 가운데 가장 큰 매출규모를 자랑하는 보령제약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의 경우 전년 대비 약 6% 감소했지만 38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두며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광약품 '레보비르'(21억원→16억원), JW중외제약 '큐록신'(22억원→16억원), LG화학 '팩티브'(18억원→15억원), 유한양행 '레바넥스'(20억원→15억원) 등은 전년 대비 15~25% 수준의 매출감소율을 보이며 주춤했다.
전체 품목의 약 75%가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거둔 국산신약이지만 수출시장에서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국산신약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제미글로만 놓고봐도 국내매출은 연간 300억원 수준이지만 지난해 수출실적은 약 20억원에 불과했다. 최대 내수실적의 카나브 역시 국내에선 380억원을 벌어들였지만 해외실적은 10% 이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신약의 경우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기존 신약을 개량한 경우가 많고, 해외영업망 구축이 원활하지 않아 해외시장 벽을 허물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편"이라며 "의약품 수출의 경우 다른산업에 비해 현지에서의 허가과정 등이 까다롭고 복잡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요 국산신약의 국내 실적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출은 과제로 꼽힌다. 국내시장 매출 양대산맥인 보령제약 '카나브'(위)와 LG화학 '제미글로'.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