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금융지주회사들이 사외이사들의 중요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 의사록이 상세하게 작성되지 않아 비판과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이 어려웠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금융지주회사들은 형식적으로 지배구조법상 요건을 갖추고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과거부터 지적돼 온 지배구조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먼저 금융지주회사들은 사외이사에게 경영정보 등을 분기당 약 1회 제공하고 있으나 경영전략, 위험관리 등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또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 의사록이 상세하게 작성되지 않아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이뤄졌는지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사외이사는 사내이사와 동등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역할에 대한 인식과 책무에 대한 충실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최근 2년간 직무수행에 필요한 외부자문을 요청한 회사(이사회)가 적고, 사외이사들도 중요 경영현안 관련 자료나 자문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사와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하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업무 의사결정·집행을 담당하는 위험관리위원회 위원 등 평균 2.6개 위원을 겸직하고 있어 독립적인 감사가 어려운 점도 지적됐다.

 

사외이사 선임과 평가 절차도 문제가 있었다.

 

상당수 금융지주회사가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 시 주주 및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하더라도 비중이 미미한 등 추천경로의 다양성이 부족했다.

 

특히 사외이사 후보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최고경영자가 대부분 참여하는 등 절차의 투명성이 떨어졌다. 여기에 사외이사 평가결과를 연임 시 근거로 활용하고 있으나 거의 모든 사외이사들이최고 등급을 받고 있어 변별력이 거의 없었다.

 

또한 임추위가 경영 연속성을 보장하고 우수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잠재적 CEO후보군 선정하고 경력개발, 교육, 평가 등 체계적 육성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해야하지만 일부 금융지주회사에서의 경우 육성프로그램이 없거나 일반 경영진 육성프로그램과 차별성이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평균적으로 임기만료 40일전에 개시되는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 경영승계절차는 장기간동안 정기평가 및 이사회 소통 등을 거쳐 최적합자를 선임하는 글로벌 금융회사와 차이를 보였다.

 

일부 금융지주회사의 성과보수체계에서도 문제점이 나왔는데, 회계오류 등 특정사유 발생시 기지급 성과보수에 대한 구체적인 환수조건, 절차 등 조정 규정이 미흡했다.

 

향후 금감원은 점검결과 발견된 문제점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반영하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나머지 금융회사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이사회, 성과보수체계 등은 조직문화 및 금융회사 직원의 영업행태 등에 큰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보호 및 금융회사의 장기성과와 직결된다"며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진 및 이사회는 건강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그룹의 경영전략과 리스크관리에 주력해야 하며, 감독당국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내실있게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