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의 투자가 86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22조원가량 늘었다. 다만 전체의 약 40%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해 업종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CEO스코어가 자산 5조원 이상 57개 대기업집단(공정거래위원회 기준) 계열사 중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341개 기업의 유·무형자산 투자 내역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누적 투자액은 85조95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63조5569억원보다 22조3987억원(35.2%) 급증했다.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 투자는 77조9394억원으로 22조4924억원(40.6%) 늘어난 반면 산업재산권 등의 무형자산 투자는 8조162억원으로 1.2%(937억원)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개발(R&D) 투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룹별로는 삼성 투자액이 29조1308억원으로 전년보다 13조8251억원(90.3%) 크게 늘었다. 57개 전체 그룹 투자의 33.9%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문 초격차 유지를 위해 설비투자 규모를 13조2766억원(100.5%) 확대했고,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366억원(200.2%) 늘렸다.
LG(3조2823억원, 41.6%)와 SK(3조900억원, 29.1%)도 투자 금액이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에쓰오일(1조3434억원, 125.3%) 역시 조 단위 규모로 투자를 늘렸다. LG는 LG디스플레이(2조3507억원, 79.8%)와 LG화학(7067억원, 80.7%)의 투자가 대폭 늘었고, SK는 그룹 주력인 SK하이닉스(3조1978억원, 54.6%)의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현대차그룹 투자는 2016년보다 6260억원(7.6%) 감소한 7조6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외 공장 증설 등이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현대제철(-7225억원, -38.0%), 현대모비스(-1639억원, -29.4%), 현대위아(-1190억원, -30.6%) 등 21개 계열사 중 10곳의 투자가 줄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투자액이 각각 26조4843억원과 9조562억원으로, 전체 투자 총액의 41.3%에 달했다. 전년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13조2766억원(100.5%) 투자를 늘려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3조1978억원, 54.6%)가 뒤를 이었다. 이들 반도체 2사의 투자 증가액은 16조4744억원으로, 57개 그룹 전체 투자 증가액의 73.6%를 차지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