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두 번째 영장심사 출석…"드릴 말씀 없다"

형법상 피감독자간음 등 혐의…금명간 구속여부 결정

입력 : 2018-04-04 오후 2:34:4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한 차례 기각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에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4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해 "증거인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 물음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이 "관여하시거나 이런게 전혀 없다는 말씀인가"라고 확인하자 "법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한 마디만 해달라는 물음에 "죄송하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박승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나 다음 날 오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두 번째 영장심사는 첫 번째 때와 마찬가지로 안 전 지사의 형법상 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에 대한 심리 후 구속 여부를 판단한다. 보강 수사 끝에 지난 2일 영장을 재청구한 검찰은 안 전 지사 측의 증거인멸과 피해자가 겪고 있는 육체적·정신적 피해 등을 재청구 이유로 들었다. 이번 심사에서 검찰이 안 전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를 꺼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지난달 28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하는 것이 피의자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지난달 23일 안 전 지사에 대해 형법상 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를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차례 성폭행하고 4차례 성추행한 혐의는 수사 중인 관계로 영장에는 빠졌다. 이번 두 번째 영장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5일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다음 날 김씨의 법률 대리인은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일 만인 지난달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또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흘 뒤인 지난달 19일 안 전 지사는 서울서부지검에 재출석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인 서울 남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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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