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3대 해운동맹 체제로 재편된 지 1년이 지났다. 해운동맹에 소속된 선사들은 동맹사들 간 협업과 정부의 지원에 시장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한국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파산 후 해운동맹에 정회원 가입이 실패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장에도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4일 프랑스 해운정보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글로벌 상위 7개 해운사의 시장점유율은 72.8%다. 상위 7개 선사 가운데 1위는 덴마크의 머스크다. 선복량(화물 적재량)은 415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로 시장점유율은 18.9%다. 머스크를 비롯해 글로벌 상위 선사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경영전략에 따라 해운동맹을 맺고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은 지난해 4월1일을 기점으로 2M과 디얼라이언스, 오션얼라이언스 등으로 재편됐다. 그 사이 한국 해운업계는 한진해운 파산이 맞물리며 3대 해운동맹 중 어느 곳에도 정식 가입에 실패했다. 현대상선이 2M과 선복 구매 형태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전부다. 2M은 세계 1, 2위 해운사 머스크와 MSC가 맺은 해운동맹이다.
글로벌 해운동맹 변화 및 업계 순위. 제작/뉴스토마토
해운동맹에 참여한 선사들은 견고한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상위 7개 선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6년 말 기준 60%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운동맹 재편과 한진해운 파산 등을 거치며 1년 새 대형 선사들의 점유율은 70%를 넘어섰다.
반면, 한국 선사들은 시장점유율 확보가 여의치 않다. 한국 최대 선사인 현대상선은 선복량 34만TEU로, 시장점유율은 1.6%에 그친다. 발주잔량도 2만TEU(2척)에 불과하다. 후발주자인 SM상선도 5만TEU 수준이다. 아시아~미주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이전 11.4%에서 4.8%까지 추락했다.
이에 한국 해운업계는 생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유럽항로에 독자적으로 신규 취항을 결정했고, SM상선은 중국 선사 코스코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5일 발표될 예정인 '한국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토대로 신규 선박 발주를 확대해 해운동맹 가입도 시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대응이 한걸음 앞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덴마크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은 자국 선사를 육성하기 위해 금융 지원을 비롯해 선사간 합병 유도 등 정책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힘입은 글로벌 해운사들의 발주잔량은 80척에 달한다. 머스크가 147만TEU(15척), MSC 332만(18척), CMA CGM 278만TEU(20척), 코스코 444만TEU(25척) 등이다.
업계 전문가는 "초대형 선박을 통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국내 선사들은 장기간 불황 속에서 사업과 재무 위험도가 노출된 만큼 방어적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정부와 업계가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