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승무원이 쓰러진다

입력 : 2018-04-11 오후 5:23:20
 
1) 승무원이 쓰러진다
 
2)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비행스케줄
대한항공 – 휴무 8회 / 야간비행 3회 / 비행근무시간 90여시간 (월)
아시아나 – 휴무 9회 / 야간비행 6회 / 비행근무시간 90여시간 (월)
국적 항공사 객실 승무원들이 무리한 비행스케줄과 장시간 근무 등 극심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국내 항공사 승무원의 월 평균 비행시간은 90시간에 달합니다. 승무원의 비행시간은 승무시간만 인정되기 때문에 대기, 비행 준비에 들인 많은 시간은 근무시간이 아닙니다.
*승무시간 ;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움직인 직후부터 착륙 후 엔진을 정지한 시점까지의 시간
 
3) 항공법에 따라 승무원은 14시간까지 기내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시간은 승무원이 1명 추가될 때마다 2시간씩 늘어나, 최대 20시간까지 연장이 가능합니다. 근무시간의 제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4) /조종사, 승무원 업무 및 근무시간 현황 표/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이 다른 이유는, 항공법이 정한 운항승무원(항공기 종사자)에 객실 승무원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5) 이러한 느슨한 항공법 규정을 이용해 무리하게 비행스케줄을 배정하고, 기내에 최소 승무인원을 배치합니다. 조종사와 비교했을 때, 근무시간은 길고 휴식시간은 짧습니다.
 
6) 승무원의 피로도를 높이는 건 불규칙한 스케줄과 퀵턴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하루에 이착륙을 서너번하고, 저비용항공은 비행준비를 4차례 하는 셈입니다. 
 
7)근무스케줄도 빈번하게 바뀝니다. 비행 직전 탑승객 수가 늘어나는 경우, 승무원은 탑승객의 인원에 비례해 배치되기 때문에 휴일인 승무원이 비행에 투입됩니다. 승무원들은 일정치 않은 스케줄에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케줄이 자주 바뀌어 개인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8) 이러한 높은 노동강도를 버티는 이유는 바로 진급 때문입니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말에 따르면 “3년 간 고객 컴플레인, 병가가 한번도 없어야 진급이 될 정도"라며 성과 평가 항목에 공상(산재) 실적, 병가 건수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다쳐서도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9) 또한 항공사들은 다양한 특화팀을 꾸려 승무원들을 괴롭게 합니다.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위해 휴일을 활용하여 장기를 배우고 연습합니다.
 
10) 올해 초 저비용항공사의 승무원이 잇달아 실신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허술한 항공법과 승무원을 쥐어짜는 항공사의 인력운영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승무원들의 충분한 휴식보장과 그를 위한 항공법 개선이 시급한 때입니다.
  
조은채 인턴기자 apqq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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