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제약업계가 기존 약물들을 하나로 결합한 복합제 개발로 분주하다. 3제(3종) 복합제에서 나아가 1개 약물을 더 결합한 4제 복합제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은 최근 'HCP1701'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HCP1701은 유명 고혈압 단일제 2개(암로디핀, 로사르탄)와 고지혈증 단일제 2개(로수바스타틴,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제다. 1상은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상 완료 후 환자 수를 늘려 3상을 실시해야 한다.
복합제는 여러 개 약물을 결합해 한알로 만든 치료제다. 각각 약을 먹을 때마다 복약 편의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신약과 달리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보통 국산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선 10~15년 동안 300억~500억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복합제는 3~5년 동안 20억~30억원을 사용해 부담이 적다.
매출과 시장성은 신약 못지않다. 2제 복합제인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은 지난해 42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09년 허가된 이 제품은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 복합제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종 복합제도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최초 3종 복합제는 2013년 발매된 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치료제 '세비카HCT(245억원)'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플러스(14억원)', '아모잘탄큐(2.8억원)'를 지난해 출시했다. 일동제약도 같은 해 '투탑스플러스(4억원)'를 발매했다. 이밖에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CJ헬스케어, 제일약품, 보령제약 등도 3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4제 복합제 개발에 착수하면서 후발업체들도 유사한 조합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 성분 간에 약물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확보하고 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복합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2종 복합제에서 나아가 3종 복합제들이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는 4종 복합제가 본격적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이 지난 2일 대한심부전학회에서 3제 복합제 '아모잘탄플러스'의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사진=한미약품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