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LG전자(066570)의 ZKW 인수를 계기로
LG하우시스(108670)가 자동차부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판로 확대를 비롯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과 함께 주력 사업으로의 성장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전자가 26일 인수를 확정한 ZKW는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조명기업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전자가 7억7000만유로(약 1조108억원)에 지분 70%를 인수했고, LG가 나머지 지분 30%를 3억3000만유로(약 4332억원)에 인수하는 형태로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M&A는 LG그룹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로,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온 자동차 전장사업에 본격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LG그룹 내에서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을 맡고 있는 LG하우시스 역시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거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품사업은 완성차 업체와의 신뢰 관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초기 시장 진출이 어려운데, 이번 M&A를 통해 LG그룹은 수주 확보를 위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며 "기술 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교우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LG그룹이 ZKW의 고객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부품들을 패키지 형식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LG하우시스 입장에선 주요 사업인 건자재부문이 부진한 상황에서 신사업에 힘을 실을 여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LG하우시스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줄어든 14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149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건자재부문 매출액이 2조1741억원, 영업이익이 13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9.1% 증가했지만 작년 4분기부터 원자재 상승 등의 요인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LG하우시스를 담당하는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회사가 신사업을 확대하고 싶다 해도 기존 사업의 실적 비중이 큰 상황에서 탄력을 받기 힘들다고 본다"며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건설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어 건자재부문의 향후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사업 비중이 크지 않은 LG하우시스는 그룹 내 신사업부문에서의 역할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LG하우시스가 자동차·신소재부문을 계속 가져갈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LG하우시스의 자동차·고기능소재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173억원, 104억원으로 2016년 대비 1.3%, 76.6% 감소했다. 완성차업계의 부진으로 이익률이 크게 부진했다는 평가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LG그룹은 완성차를 제외하고 자동차부문을 전부 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그룹사에 사업을 나눠주고 있는데 LG하우시스의 자동차부품 사업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LG전자의 ZKW 인수를 계기로 LG하우시스가 전장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월 이란 최대 건축자재 산업 전시회인 '2018 이란 우드엑스포(WOODEXPO)'에 참가한 LG하우시스. 사진/LG하우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