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듯 전혀 다른 '안면경련·안면마비'

증상 비슷하나 원인·치료법 상이…안면경련, 자연치유 어려워

입력 : 2018-05-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안면경련은 나이가 들면서 굵어진 혈관이 안면부 신경을 누르면서 생기는 경련을 말한다. 눈과 입 떨림이 주 증상으로 안면마비와 눈꺼풀 떨림증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안면경련은 안면마비와는 분명히 다른 질환이다. 무심히 방치했다가는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거나 증상 회복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 구분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면신경장애(안면경련)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5년 새 22% 증가했다. 안면신경장애는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지만, 노화로 동맥이 늘어나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면마비는 바이러스 감염 혹은 두개 내 종양 등에 의해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병이다. 한쪽 얼굴 근육에 마비가 나타나 입모양 등이 비뚤어지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 대부분 자연히 호전되나 스테로이드 고용량 요법 등으로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안면경련의 경우 자연치유가 어려워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안면경련은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면서 시작된다. 한 쪽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모든 얼굴 근육이 수축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 쪽으로 끌려 올라가 입 모양이 일그러진다. 더 심해지면 경련이 발생해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씰룩거리게 된다. 특히 시간 경과에 따라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방치하게 되면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편 근육의 비대칭 발달이 이뤄지기도 한다.
 
안면경련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신경안정제)로 치료한다. 신경안정제는 안면신경만 흥분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흥분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있다. 때문에 약을 먹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보톡스 주사도 치료에 쓰인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효과로 1회 주사로 평균 3개월 정도 효과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맞으면 맞을수록 약효가 떨어져 궁극적인 치료로서는 한계도 존재한다.
 
안면경련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 혈관을 떼어놓는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한다. 현재까지 가장 좋고, 유일한 완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률 역시 95%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이승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교수는 "안면경련 수술은 후 치료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한 번의 수술로 원인을 해결하고, 완치가 가능한 만큼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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