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시장 1위를 지키려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애플은 수익률 면에서,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출하량을 늘리며 압박하고 있다.
7일 유력 시장조사기관들의 1분기 순위를 종합해보면 삼성은 7800만대 규모를 출하해 1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22%대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출하량이 200만대 가까이 감소했다. 시장 정체 대비 출하량 감소폭이 커 자연스레 점유율도 1%포인트 넘게 줄었다.
삼성 갤럭시S9의 빅스비 기능을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애플, 샤오미가 시장 성장률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애플은 1분기 5220만대를 출하했다.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3% 늘었다. 특히 이익 측면에서 삼성을 압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50달러 중반대인데 반해 애플은 728달러였다. 스마트폰 매출 역시 애플이 삼성보다 1.45배 높았다.
출하량 증가 측면에서는 샤오미가 두드러졌다. 샤오미는 1분기 2900만대를 출하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0% 가까이 폭증하는 등 성장률이 압도적이다.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인 중국과 인도에서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출하량을 급속히 늘린 결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인도에서 샤오미는 31% 점유율을 차지해, 삼성(26%)을 추월했다. 안방인 중국에서도 삼성을 크게 앞섰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삼성이 중국에서 점유율 1.3%를 기록하는 동안 샤오미는 13%를 기록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의 '최저가-가두리'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다. 레이쥔 CEO는 스마트폰에서 순이익률을 최대 5%로 제한할 것임을 밝혔다. 가격을 낮춰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더 많은 편의로 고객을 길들여 샤오미 생태계에 가두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점유율이 애플이나 중국 제조사들에게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프리미엄에서는 애플과의 양강 구도를, 중저가에서는 중국의 추월을 허용치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녹록치 않다. 삼성은 조만간 중국에서 갤럭시S8과 갤럭시A8의 파생모델 출시를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9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1년 전 제품의 파생모델을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국 업체들과의 가성비 맞대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