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됴쿄=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다. 별도로 한중·한일 정상회담도 연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양국의 ‘판문점 선언’ 지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우리 정부 주도로 ‘판문점 선언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별성명을 추진하기로 하고 초안을 이미 중일 양국에 회람케 했다”며 “양국 모두 이미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어, 채택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같은 표현의 명시여부를 두고 막판까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진솔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으며,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저는 북미 간 신뢰를 강화하고, 합의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역할을 다해 나가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주요 관련국들과도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국 정상은 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에서 연이어 올림픽이 열리는 것에 주목해 체육 교류 활성화 방안도 협의한다.
아베 총리와의 양자회담은 양국관계를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저는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는 한편, 역사문제와 분리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20년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제시한 투트랙식 접근방법으로 돌아가자는 뜻으로 읽힌다.
리커창 중국 총리와는 양국 간 주요 현안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 협력과 함께 ‘사드 보복조치’의 신속한 해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4일(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ASEAN+3 정상회담에 참석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왼쪽부터)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뉴시스
도쿄=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