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현대백화점(069960)그룹 내 가구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리바트(079430)가 홈퍼니싱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빌트인 가구 매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리바트는 건설경기 위축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홈퍼니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들 간의 홈퍼니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그룹 내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대리바트는 작년 초 윌리엄스 소노마와 국내 독점계약을 체결한 이후 홈퍼니싱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를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목동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등에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등 윌리엄스 소노마 브랜드들을 잇따라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에는 15개 백화점 점포 가운데 단일 리빙 브랜드로 최대 규모의 매장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논현동 가구거리의 현대리바트 매장 자리에 'WSI 플래그십스토어 논현점'을 열었다. 윌리엄스 소노마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엘름이 지하 1층~지상 5층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국내 가구시장에서 논현동 가구거리가 의미하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회사 전체의 사업전략이 대폭 수정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현대그룹 내에서 건설사에 빌트인 가구를 납품하던 현대리바트가 윌리엄스 소노마를 기반으로 홈퍼니싱을 앞세워 B2C(기업과 소비자 간 직접거래)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대백화점이 확보한 유통망을 발판 삼아 소비자 접점을 늘리며 사업구조를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 역시 "과거 가구 매출은 B2B(기업 간 거래)에 강점이 있었지만 향후 B2C 비중을 늘리며 사업을 다각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의 사업구조 개편은 홈퍼니싱이 유통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들어 경쟁 유통업체들의 홈퍼니싱 시장 공략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롯데쇼핑은 이케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동시에 자체 리빙브랜드를 확대하고 있고, 신세계 역시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밖에 전방산업인 건설시장 위축에 따른 대응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룹 내 건설사 수주를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 특성상 향후 부동산 경기 후퇴에 따른 부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안에 14개의 브랜드 매장을 오픈해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2021년까지 4000억원의 누적 매출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작년 기준 현대리바트의 빌트인가구 매출(3376억원)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홈퍼니싱이 주력 사업인 빌트인가구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룹 사업의 중심인 백화점이 리빙 매장 규모를 늘리는 상황에서 가구업체인 리바트의 그룹 내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논현동 가구거리에 자리한 포터리반과 웨스트엘름 매장 전경. 사진/현대리바트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