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창사 10주년을 맞은 진에어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고공비행했다. 하지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밀수 의혹 논란이 그가 부사장을 겸직했던 진에어로 옮겨붙었다. 특히 외국 국적자인 조 전 부사장의 진에어 등기이사 재직은 국토교통부의 항공 면허 취소 검토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조양호 한진 회장은 이 같은 문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진에어는 10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798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0.3%, 영업이익은 55.8%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8.8% 개선된 40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진에어 영업이익 추이. 제작/뉴스토마토
진에어의 경영실적 개선은 동계 인기 노선인 미국 괌과 베트남 다낭,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에 B777과 같은 대형기를 투입하며 공급을 증대한 데 있다. 아울러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 노선 등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일본 삿포로 등 영남지역에서 신규 노선 취항과 증편 효과도 봤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진에어지만 웃음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밀수 의혹 논란이 부사장을 겸직했던 진에어로 옮겨붙었기 때문이다. 창사 10주년을 맞아 인력을 차출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팀마저 동력을 잃었다. 조 전 부사장은 TF팀을 직·간접적으로 이끌며 기내 승무원의 유니폼 교체 등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갑질·밀수 등 불거진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진에어 창사 10주년 TF팀마저 공중에 뜬 상황이다.
특히, 미국 국적인 조 전 부사장의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의 진에어 등기임원 재직 이력은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 위반 논란으로 확산됐다. 항공사업법 제9조와 항공안전법 제10조는 외국인은 국내항공운송사업 또는 국제항공운송사업의 면허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법률회사 세 곳에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최악의 경우 항공면허 취소 가능성도 열려있다.
아울러 지난 3월 진에어를 전세계 1등 LCC로 만들겠다며 취임한 조양호 한진 회장은 이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조 전 부사장의 논란에 취임 2달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권혁민 진에어 정비본부장에게 넘겨줬다. 다만 사내이사는 유지한다. 진에어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