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롯데쇼핑이 중국에서의 구조조정으로,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를 털어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중국에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총 112개를 보유했던 롯데쇼핑은 상반기 중 매각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국 화북법인과 화동법인에 이어 화중법인, 동북법인도 지역 유통업체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매각작업이 조속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밝혔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외국인 특화거리 ‘코리안 스트리트(Korean Street)’를 운영, 외국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1분기까지도 사드 악재가 지속되며 적자가 커진 마트는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1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중국 롯데마트 화동법인 53개 점포를 중국 산동성 기반의 로컬 유통사인 리췬그룹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매각대금은 16억7000만위안(한화 약 2914억원)이다. 롯데쇼핑은 화동법인에 대한 외부 자산평가기관들의 평가 금액이 2850~38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자산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화동법인에는 총 74개 점포가 포함돼 있는데, 이번에 빠진 21개 점포 역시 빠른 시간 안에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베이징에 근거를 둔 화북법인 점포 21개 점포를 14억2000만위안(한화 약 2485억원)에 중국 대형 로컬 유통사인 우마트그룹에 매각했다.
롯데쇼핑은 아울러 온라인 신사업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키로 했다. 롯데쇼핑은 신주발행을 통해 약 420억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합병일자는 오는 8월1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과 유사하게 그룹의 온라인사업을 통합하고 패션통합 자회사를 설립하는 움직임인데, 이러한 사업재편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지난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2073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분할된 투자부문을 실적에서 제외한 영업이익은 1545억원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이 보다 6.6% 늘어난 164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99억원으로 적자전환해 부진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1분기보다 3.2%, 25.6% 늘어난 8218억원의 매출과 143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데 의미를 뒀다.
4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마트 부문도 화중법인(중경·성도지역), 동북법인(심양·길림지역)까지 상반기를 목표로 한 매각협상이 마무리되면, 실적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 점포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점포를 정리한 후 연간 2500억원에 달한 영업손실이 사라지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IR 관계자는 "백화점의 경우 해외패션과 생활가전이 실적 호조세를 보였고, 하이마트도 공기청정기와 스타일러, 프리미엄 가전 등이 높은 실적을 보였다"며 "앞으로 중국 마트 매각이 잘 진행되고, 선거 및 외교 이슈 등으로 국내 소비와 경제 관련 긍정적 신호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