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김근익 FIU 원장 "국내 자금세탁방지 기준 더 강화될 것"

"가상화페업 규제는 불법자금 통로가 우선 보여 자금세탁방지 제도부터 도입된 상태"
"내년 7월 FATF 상호평가 대비 집중, 국제적 기준 이행할 것"

입력 : 2018-05-1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지난해 광풍의 중심에 있었던 가상화폐부터 핀테크 소액 해외 송금까지, 4차 산업의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산업이 출현함에 따라 자금세탁방지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을 이용한 범죄자금의 자금세탁행위와 외화의 불법유출을 방지하는 FIU(금융정보분석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새롭게 FIU의 키를 잡은 김근익 FIU원장은 최근 국제 자금세탁방지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앞으로 국내 기준도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실 김 원장의 FIU원장직 수행은 두번째 라고 볼 수 있다 그는 2011년 FIU에서 기획행정실장을 역임할 당시, 저축은행 사태로 구속기소된 김광수 전 원장의 역할을 대행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원장 선임 직전에는 국무조정실으로 파견 돼 일반 규제와 관련된 정책 마련을 담당하기도 했다. 김 원장으로부터 FIU의 역할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근익 신임 FIU 원장은 14일 국내 자금세탁 방지제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금융정보분석원
 
-FIU란 어떤 곳이며,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특정 금융거래정보 등 의심스러운 정보를 받아서, 이를 분석하고 결과를 검찰, 관세청, 국세청에 정보를 보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중요한 기능으로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논의에 참석해서 국내에 입법하고, 실제로 금융기관 등에서 이를 계속해서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FATF는 자금세탁방지에 필요한 법적·금융적 조치사항 및 국제 협력 방안 등을 담아 만든 권고사항을 각 기준에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본이 되는 법제도적인 장치는 법률개정을 해야 하는데, 근거가 되는 FATF의 국제적 추세를 지속적으로 반영해서 이행하도록 법제를 만드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결국 인프라를 통해 금융정보를 분석하는 것 외에 금융기관이 불법 거래에 연루되지 않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예방접종을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원장으로 취임하고 한 달정도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과거 2011년에 FIU에서 기획행정실장을 맡은 바 있는데, 다시 돌아와보니 FIU가 많은 변화와 성과를 거둔 것 같다. FIU가 FATF에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의장으로서 활동도 했다. 최근에는 가상화폐나, 반부패 관련 기관 모임에서 일정 역할을 하며 상당부분 자리를 잡았다. 이런 성과들에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원장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방지 수준은 어떤가
FATF에 가입한 전세계 정회원은 35개국이다. 또 FATF에 가입하지 못한 많은 나라들이 최소한 가입이라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가 FATF에 가입하고 정회원이라는 것 자체가 자금세탁방지제도를 일정수준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FATF의 가입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은행 인가 당시 BIS비율(자기자본비율, 은행경영의 건전성의 척도가 되는 기준)의 실시가 대출이나 브릿지론 등을 할 때 다른 나라에 믿음을 주는 척도가 되듯이 FATF에 가입했다는 것 자체가 국제적으로 자금세탁에 대해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BIS 비율이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FATF에 가입된 은행들은 상당부분 불법활동에 연루되지 않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또 G20도 국제사회에 FATF권고기준 사항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G20 경제장관회의에서는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사회의 FATF기준의 이행을 요구하기도 했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FATF의 역량강화 노력을 지지하고 합의사항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FATF에 가입했을 경우 EU국가와 거래시 서류들이 면제되는 부분도 있다. EU는 FATF권고사항 이행을 일정 이상 충족하는 국가에 대해 금융회사와 거래시 고객확인 절차를 간소화 하는 등 EU국가들 동등한 대우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신원 확인의무, 실소유자 확인의무, 거래목적정보 수집의무, 지속적인 거래관계 감시 의무 등의 절차가 간소화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2개 국가만 지정된 상태다.
 
-최근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방지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국제 기준이 강화되고 있다. 911테러 이후 테러자금이 금융기관을 통해 흘러가는 것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나왔고, 2010년 쯤 이란 등 핵확산 금지구역에도 금융기관을 통해 돈이 오가는 것이 알려지며 선진국들이 다양한 국제기준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금세탁방지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큰 국제적 흐름 안에 있는 것이다.
 
자금세탁방지기준의 강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최근 2012년에도 FATF국제 기준이 강화됐다. 여기에 선진국도 내부 금융기관에 대해 엄격하게 규정 지키라며 강하게 제재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준의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준도 더 강화될 수 있다.
 
-자금세탁방지기준의 강화가 가상통화업이나 핀테크 소액 해외송금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평도 있다.
일단 전세계 상황을 보면 가상통화 부분에 있어서 국제적인 기준이나 국제기구 뿐만 아니라 각 나라들이 두가지 규제를 갖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인허가, 설립 등 업역에 대한 규제이며, 또 하나는 기능적인 부분인 자금세탁방지 제도가 있다. 국제기구에서는 상당부분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구체적으로 만들도록 권고하고 있다. 나라별로도 EU는 공통된 지침이 있다. 반면 업역에 대한 규제는 미국도, EU도 주 단위 몇 군데만 있다.
 
우리 쪽도 국제적 기준에 맞춰 고려를 해야 한다. 해외송금업자들도 국제적으로 모두 다 자금세탁방지제도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우리의 자금세탁방지 제도는 일정 부분 상당 규제의 모양이나 틀은 갖춰졌다. 다만 인허가 건전성 등 나머지 업역에 대한 각 나라의 합의는 없는 상태로 구체화 되지 않은 상태다. 가상통화업과 핀테크 소액 해외송금업 자체가 나온 지 얼마 안되는 신세계지만 불법자금의 통로, 테러자금의 통로가 우선 눈에 띄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제도부터 도입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
 
김근익 FIU원장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과 비교하면 자금세탁방지를 담당하는 부서가 인력부분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이 있나.
자금세탁방지에 얼마를 써라, 인력을 채용하라라는 규정은 없다. 다만 내부적인 통제수준, 평가제도를 갖추라는 다른 간접적인 측면으로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은행들이 대규모의 영업을 하는지, 아니면 작은 규모의 영업을 하는지 성격에 따라 자금세탁 리스크가 결정된다. 때문에 이런 제도를 획일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최근 전체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자금세탁과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앞으로 우리가 갖춰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
내년 여름, 7월에 상호평가라고 FATF 가입국끼리 서로를 평가하는 국제기준 평가를 받게 된다. 지금은 이를 준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상호평가는 국가별로 뽑힌 관련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방지제도에 대해 평가하고 이 결과가 최종적으로 총회에 올라가는 것이다. 보통 5∼6년에 한번씩 받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내년이 3번째 평가를 받게 되는 해다. 이 상호평가를 받게 되면 앞으로 우리가 국제기준에 따라 보완할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의 각오. 향후 원 운영 방향이 있다면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 왔다. 내년 상호평가에 잘 대비하고 평가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국제 기준에 맞게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선진화하도록 치중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테러자금 용도 뿐만 아니라 건전한 금융질서 확립을 위해 필요한 제도나 허술한 부분이 없는지 잘 살피도록 하겠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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